요기요, 중개 수수료 9.7%로 인하···배달앱 3사 중 최저배달의민족, '배민클럽' 혜택 강화···오는 20일 유료 전환쿠팡이츠, 이달부터 와우 가격 인상···구독 경쟁 본격화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배달주문 중개 수수료를 기존 12.5%에서 9.7%로 인하한다. 포장주문 중개 수수료도 12.5%에서 7.7%로 내려간다. 가장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으면 최대 4.7%까지 낮아진다. 요기요가 수수료를 한 자릿수로 낮춘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요기요는 그동안 별도의 광고비 없이 매출에 대한 수수료만 부과한다며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12.5%의 수수료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인하로 업계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중개 수수료인 9.8%보다 내리기로 했다. 또 무료 배달 멤버십인 '요기패스X'를 이용하는 가게는 배달 유형과 상관없이 고객 부담 배달비를 전액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인하한 수수료를 일부 지역에서 적용한 결과 지난 5월부터 약 2개월간 주문 수가 20% 이상 증가한 가게가 32%에 달했다. 100% 이상 늘어난 가게는 13%로 나타났다.
요기요가 중개 수수료를 낮추는 건 입점 업체를 늘리기 위해서다. 이는 배민이 최근 수익성 개선에 나서며 수수료 인상을 단행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요기요는 지난 4월 쿠팡이츠에 업계 2위를 내어줬다. 이후 고객 혜택을 늘리고 무료배달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성장세가 회복되지 않자 입점 업체를 늘리는 방식으로 고객 유입을 확대하려는 모양새다.
요기요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수료 외에 다른 비용을 음식점에 전가하지 않았으나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생태계를 이어가기 위해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며 "고객 할인 혜택만큼이나 입점업체의 성장이 배달앱 생태계 성장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7월 요기요의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MAU)는 전월 대비 0.5% 줄어든 589만명을 기록했다. 반면 배민과 쿠팡이츠는 성장세다. 같은 기간 배민은 3.7% 증가한 2251만명, 쿠팡이츠는 810만명으로 5.1% 늘었다.
배달의민족은 중개 수수료 인상을 선언했지만 지난달 역대 최대 이용자 수를 달성했다. 배민은 지난달부터 신규 점주에 한해 포장 수수료를 도입했고, 오는 9일부터 배달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올린다. 배민은 무료배달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출시해 안정적인 수익 창구를 마련하는 한편 고객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배민은 특히 구독 고객 중심의 혜택 강화에 힘쓰고 있다. 배민은 자체배달 서비스인 '배민1플러스' 가입 업주만 제공할 수 있는 무료배달을 정액제 '울트라콜' 등 별도로 배달하는 가게배달 업주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구독 고객은 무료배달로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 많아지고, 가게배달 업주는 무료배달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가게배달의 배달비 무료 혜택은 다음달 11일부터 적용된다. 배민은 가게배달 업체의 고객 부담 배달비를 최대 4개월간 주문 건당 2000원씩 지원하고, 향후 업주의 선택에 따라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서비스를 적용하면 가게배달 식당도 배민클럽 뱃지를 달고 무료배달 가게 목록에 노출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배민클럽의 구체적인 혜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배민은 향후 배달비 무료 외에도 인기 브랜드와 B마트 등 장보기·쇼핑 할인, 타사와의 제휴 혜택 등을 배민클럽 혜택으로 담을 예정이다. 배민클럽은 오는 20일부터 체험 기간을 마치고 유료 전환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가게배달은 회사가 배달비와 배달과정 등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다. 다만 가게배달 업체 중 고객 부담 배달비를 0원으로 설정하는 가게에 한해 배민클럽 목록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답했다.
업계에선 배달업계의 구독 경쟁이 이달 본격화할 걸로 전망한다. 배민의 무료배달 유료화에 앞서 쿠팡이츠의 무료배달을 제공하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쿠팡은 지난 7일부터 기존 회원의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신규 회원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배달의민족의 배민클럽은 오는 20일까지인 사전 가입 기간 신청 시 월 1990원에 이용 가능하다. 정상가는 3990원이다. 요기요의 요기패스X는 당초 9900원이던 구독료를 현재 2900원까지 낮춰 운영 중이다. 또 신한카드·네이버플러스 등과 제휴해 동일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배민과 요기요의 배달 수수료 및 정책 변화로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지만, 실상은 무료배달 경쟁 이후 '울며 겨자 먹기'로 꺼내든 최후의 카드로도 해석된다. 요기요는 당장의 비용부담이 커지더라도 시장 점유율 유지 및 성장에 주력하고 있고, 배민은 무료배달 출혈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 확보 차원에서 유료 멤버십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료배달 정책을 내세우고도 성장세가 미미한 상황에서 더 이상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없다고 본다"며 "각 배달업체의 수수료 정책이나 구독 서비스 혜택, 구독료 등이 바뀌고 있는 중이라 당장의 MAU로 어떤 기업의 성장세나 하락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몇 개월 치의 성과를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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