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개별 가계대출 관리 방안 살피고 후속대책 논의은행 대출 목표치 초과···타 업권 풍선효과 모니터링주담대 계획 초과 은행에 내년 DSR 목표 비율 하향 지도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가계부채를 관리해왔지만 지난 7월부터 증가 폭이 우리가 생각하는 관리 수준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주담대 수요가 폭증한 상황에서 당국이 적절히 개입해 가계대출을 억제하겠다는 게 박 부원장보의 설명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향후 금리인하 및 주택가격 회복 기대와 맞물려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은행의 1~8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이미 은행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연간 경영계획을 초과했다.
이에 따라 은행이 경영계획 준수를 위해 대출을 축소하거나 금리를 조정하는 경우 실수요자 불편 등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향후에도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개별은행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박 부원장보에 따르면 금감원은 가계대출 증가액이 경영계획을 초과한 은행에 대해 내년 시행하는 은행별 DSR 관리계획 수립 시 DSR 비율을 더 낮추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가격 중심 관리보다 차주 상환능력 심사 강화에 방점
금감원은 이와 더불어 은행들이 추진 중인 가계대출 관리 방안의 효과 및 적정성을 살펴보고, 은행연합회 등과 함께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6일 은행연합회는 은행장 간담회를 통해 가격 중심 관리보다는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를 체계화해 가계대출을 관리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특히 은행의 주담대 대출금리가 보험사 등 2금융권의 금리보다 높아진 것과 관련해 '풍선효과'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징후 발생 시 신속 대응하고, 대출절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박 부원장보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부원장보는 "현재 4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계획 대비 150%까지 불어났다"며 "8월 기준이면 전체 연간계획의 60~80% 선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금융업과 보험업권의 가계대출 추이를 전반적으로 점검한 결과 급격하게 가계부채가 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올해 초 두드러졌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후속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담대가 많은 은행들은 매월 5000억원에서 1조원가량 대출 상환으로 돈이 들어오고 있고, 계획 대비 실적이 큰 은행들은 최대 1조8000억원까지 상환되고 있다"며 "한번은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야 남아있는 9~12월에 은행들이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겠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8월 가계대출 증가세 정점···"갭투자 등 투기성 대출 차단 총력"
이달 가계부채가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는 "8월 가계대출은 6월과 7월보다는 많겠지만 10조원을 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5조5000억원 정도면 GDP 성장률 안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최근에는 정책대출보다 은행 자체의 주담대가 크게 늘고 있어 당국이 개입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단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예정돼 있고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주담대가 관리 방안을 내놓고 있다"며 "이에 대한 효과를 분석하고 추가적인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부원장보는 은행의 평균 DSR 산출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박 부원장보는 "금감원에서 평균 DSR이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씀드린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이 부분은 일단 따져보고 내년에 관리 계획을 잡을 때 올해 평균 DSR에 대해 차등화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박 부원장보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주담대가 폭증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주담대 증가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결합돼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박 부원장보는 "실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지만 갭투자 등 불요불급한 투기성 대출 수요는 억제할 것"이라며 "은행이 갭투자 등에 대해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고, 매년 5000억원~1조원가량의 상환 재원을 바탕으로 실수요자들의 불편은 없도록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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