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릴리, '유전성 난청' 집중 투자···알지노믹스 'RNA 편집 기술'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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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유전성 난청' 집중 투자···알지노믹스 'RNA 편집 기술' 재조명

등록 2026.02.05 07:16

현정인

  기자

일라이 릴리 행보 속 RNA 교정·편집 플랫폼 부각TSR 플랫폼 활용해 간세포암·알츠하이머 등 개발심장 오가노이드 관련 연구로 플랫폼 확장 모색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일라이 릴리가 최근 유전성 난청을 포함한 유전 질환을 차세대 치료 영역으로 검토하면서 RNA 기반 교정 및 편집 기술을 보유한 알지노믹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유전자 편집 관련 기업 인수와 외부 기술 도입을 병행하는 가운데, 알지노믹스의 플랫폼 역시 다시 주목받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알지노믹스는 DNA를 직접 편집하지 않고 RNA 단계에서 돌연변이로 인해 손상된 유전 정보를 교정하는 'RNA 치환효소(Trans-splicing Ribozyme·TSR)' 기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비정상 RNA를 인식해 해당 부위를 절단한 뒤 치료용 RNA를 연결함으로써 정상 단백질 발현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기존 RNA 치료제가 주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TSR은 저하된 유전자 기능 자체를 회복시키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유전체를 직접 절단하거나 영구적으로 변형하지 않는 구조여서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유전성 질환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DNA 기반 유전자 편집 치료의 지속성과 RNA 치료의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으로 해석하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이러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지난해 5월 릴리와 1조9000억원 규모의 연구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알지노믹스의 기술이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개발 전략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셈이다.

알지노믹스는 TSR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가운데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선 후보물질은 항암 유전자치료제 RZ-001이다. RZ-001은 간세포암(HCC)과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을 적응증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임상 1b/2a상과 1/2a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과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획득한 바 있다. 간세포암의 경우 1b/2a 임상의 중간 결과가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며, 교모세포종의 경우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P)을 통해 기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환자에게 공급되고 있다.

교모세포종은 신경교종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꼽히는 난치성 뇌종양으로,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수술과 항암요법,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아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s)가 큰 질환으로 꼽힌다.

RZ-001은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텔로머라제(hTERT) mRNA를 표적으로 삼는다.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발현된 hTERT mRNA를 인식해 절단한 뒤 치료용 RNA로 치환하는 방식으로, 정상 세포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설명된다.

알지노믹스는 항암과 중추신경계(CNS) 질환 외에도 플랫폼 적용 범위를 넓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연구중심병원 한·미 혁신성과창출 R&D' 과제에 참여해 심장 오가노이드 칩 기반 질환 모델을 활용한 유전자치료제 검증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해당 과제는 국내 연구중심병원과 미국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연구로, 환자 유래 세포 기반 질환 모델을 활용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연구 참여가 TSR 플랫폼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신규 치료 타깃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심장질환처럼 안전성과 정밀성이 특히 요구되는 영역에서 플랫폼의 적용 가능성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다양한 유전 질환으로 확장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알지노믹스는 이외에도 알츠하이머병(RZ-003)과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RZ-004) 등을 타깃으로 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중추신경계와 망막, 심장처럼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조직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과 연구 과제를 구성한 점에서 RNA 교정 플랫폼의 범용성과 안전성을 단계적으로 입증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알지노믹스는 "TSR은 특정 변이 유형과 임상적 요구가 높은 영역, 특히 유전자의 정교한 교정이나 정상 유전자의 발현량에 민감한 타깃에서 최적의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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