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스코 법인등기부, 14일 구지은 사내이사 취임아워홈 경영권 분쟁 직후 캘리스코, 대표이사 교체아워홈-캘리스코, 작년 거래 규모 약 50억원 수준
29일 캘리스코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 캘리스코 사내이사로 취임하고, 21일 등기됐다. 구 전 부회장이 캘리스코 임원으로 복귀하면서 기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던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는 같은 날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캘리스코는 지난 2009년 아워홈 사보텐 사업부가 물적분할해 만든 회사로, 사보텐·타코벨·히바린 등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아워홈 관계사다.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대표는 아워홈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전 명예회장의 차녀, 삼녀다.
특히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2015년 부사장 자리에 오르며 차기 대표 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이 영입되면서 2016년 캘리스코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구지은 전 부회장은 다시 아워홈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그러나 구지은 전 부회장은 올해 또 다시 불붙은 경영권 분쟁에 의해 아워홈에서 밀려났다. 업계에선 구 전 부회장이 지난 6월 아워홈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이후의 행보를 주목했는데, 구 전 부회장은 3년 반 만에 캘리스코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재 캘리스코의 지분은 벤처캐피탈 겸 사모펀드 운용사인 린드먼혁신성장사모투자합자회사(린드먼아시아)가 50%를 보유하고, 나머지 절반은 구지은 전 부회장(23%), 구명진 전 대표(15.75%), 아워홈 외 4인(9.25%)이 가지고 있다.
업계에선 구 전 부회장 사임 직후 캘리스코의 변화에 주목했다. 마침 캘리스코는 아워홈 경영권 분쟁 직후 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캘리스코는 지난 6월 신임 대표이사로 여환주 전 메가박스 대표를 선임했다. 기존의 장성호 전 대표는 겸직하던 아워홈 TFS사업부장 직책만 유지한 채 캘리스코 대표직을 내려놨다.
구 전 부회장이 캘리스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더욱이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직을 지낼 당시 쌓아온 아워홈과의 관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캘리스코는 과거 아워홈과 식자재 공급 거래 관계를 유지했는데, 2019년 아워홈과 갈등을 빚고 거래를 중단했다. 아워홈이 식자재와 정보통신(IT) 지원 서비스를 공급할 수 없다며 거래 종료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후 캘리스코는 신세계푸드로 거래처를 변경했다.
이를 두고 당시 업계에선 아워홈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선대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의 갈등이 거래 종료에 이른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캘리스코와 아워홈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21년 아워홈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거래 규모를 조금씩 키우기 시작했다. 실제 아워홈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워홈이 캘리스코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2022년 6억원에서 2023년 50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캘리스코와의 관계에 대해 "일반 거래처 중 하나다. 거래 계약은 보통 연 단위로 맺는데, 거래처마다 기간과 금액이 상이하다"며 "현재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우선 캘리스코의 경영 정상화 및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캘리스코는 2020년 적자 전환한 이후 2021년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으나 2022년 린드먼아시아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재무 개선에 성공했다.
당시 캘리스코는 투자금을 사업 활동과 부채상환 등 경영 정상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캘리스코의 실적은 우선 긍정적이다. 캘리스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캘리스코는 지난해 매출 487억원과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9%, 13% 성장했다.
일각에선 캘리스코와 아워홈의 거래 관계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양사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양사의 거래 규모가 과거와 비교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이 캘리스코 지분을 일부 가지고 있으나 경영권에 관여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 역시 아워홈 경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걸로 안다"며 "당장 아워홈이 거래 관계를 끊을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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