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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잘 지으려면 잘 부숴야" 철거업계, 변방산업 취급 탈피 위해 뭉쳐

부동산 건설사

"잘 지으려면 잘 부숴야" 철거업계, 변방산업 취급 탈피 위해 뭉쳐

등록 2024.09.11 14:13

수정 2024.09.11 15:01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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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장비업계 중심 '건설해체기술협회' 출범···표준화·전문화 목표"주먹구구 탈피하자"···'해체 산업' 전문공종‧국가기술자격 신설 추진HD현대건설기계 등 장비생산업체도 MOU 체결로 지원사격 나서

해체 전문 장비인 '롱붐데몰리션'을 활용해 건축물을 해체하는 모습. 사진=케이제이중기건설 제공해체 전문 장비인 '롱붐데몰리션'을 활용해 건축물을 해체하는 모습. 사진=케이제이중기건설 제공

"그간 '건설 해체'(철거)에 관한 전문 국가기술자격이 없었습니다. 사실상 주먹구구로 일을 하는 곳이 많았고, 결국 붕괴 사고 같은 참사마저 일어났던 것입니다."(민영식 건설해체기술협회 회장)

일명 철거업으로 불리는 건설해체산업계가 공식적인 대변창구역할을 할 협회를 출범시켰다. 그간 건설업의 부수적인 산업으로 여겨지던 해체 산업이 독자적인 전문공종으로 나아갈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건설해체기술협회(해체협)는 10일 오후 강남 서초구 금성빌딩 2층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회장 등 집행부 조직 등 공식적인 출범 절차를 가졌다. 건설해체기술협회는 빌딩이나 아파트‧빌라 등 건축물을 철거하는 '해체 산업'을 대변하기 위한 단체다. 해체 전문 장비인 '롱붐'을 운용하는 해체업체들이 중심이 돼 결성했다.

해체협이 출범한 것은 최근 해체 산업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연관이 깊다. 해체 산업이 커짐에 따라 산업육성과 관리를 위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단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졌다는 것.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30년 이상 건축물의 비중이 전체의 41%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기존 노후 지역을 허물고 새로 짓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건설산업의 중심 사업으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기존 건축물을 허무는 해체 산업도 덩달아 시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해체협에 따르면, 철거‧해체업이 포함된 '구조물해체비계공사업'은 최근 10년 사이 연평균 5.3%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전문건설업의 연평균 성장률(2.7%)의 두 배 수준이다. 해체 공사 건수도 크게 늘어 2022년 2만건을 돌파했다. 2018년 기준으로 연평균 7.2% 늘어난 수치다. 해체업체 수도 2022년 기준 2426개로 2018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건설해제기술협회 창립총회에서 민영식 건설해제기술협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을 비롯한 협회 관계자들과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귀용 기자건설해제기술협회 창립총회에서 민영식 건설해제기술협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을 비롯한 협회 관계자들과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귀용 기자

해체협은 업무 표준화를 통한 업계 전반의 기술 고도화와 국가기술자격증 신설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민영식 협회 회장은 "해체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 반해 업체들의 수행 능력은 주먹구구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건축물의 상태와 주변 환경에 따라 전문적인 계획을 세우고 적절한 장비를 투입했다면 광주 학동 철거 현장 붕괴 사고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해체협과 회원사들은 국가기술자격 신설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민수 해체협 전략기획본부장은 "해체업은 건축이나 토목과 달리 기사와 기능사, 기술사와 같은 국가에서 공인하는 기술자격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그간에는 전문성과 시공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해체업을 독립적인 전문공종으로 분리하는 것도 해체업계의 숙원으로 꼽힌다. 현재 '구조물해체비계공사업' 전문건설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선 토목‧건축‧광업분야의 기술 인력 2명 이상을 확보하면 된다. 문제는 해체업이 관련 국가기술자격이 없고, 건축물 신축 때 설치하는 외부시설인 비계공사와 묶여 있어서 용접이나 비계, 측량 등 해체업과 큰 연관성이 없는 인력만으로도 면허등록이 가능하다는 것.

해체업계는 공종이 분리되는 것 만으로도 이러한 문제의 상당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체 장비를 생산하는 건설기계생산업계도 해체협의 발족을 반기는 분위기다. 해체 산업이 성장하면 장비 수요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설계업계와 구조기술사업계 등 유관 업계서도 해체협과 협력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체협은 이들 업체‧업계와 업무 협력을 통해 해체업체의 해체계획서 작성 참여와 장비 운용 지침 표준화, 교육자료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채동석 해체협 사무국장은 "현재 건설기계 업계와 대한건축사협회 등과 MOU 체결을 위한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중"이라면서 "회원사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대표성 확보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했다.

국내에선 HD현대건설기계가 발 빠르게 해체협에 손을 내밀었다. 해체협과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안으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장비 운용 인력 교육과 해외 해체 산업 공동 진출 등에 대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경준 HD현대건설기계 이사는 "데몰리션과 같은 중고층 이상 건물 해체를 위한 전용 장비 관련 교육 등 제반분야에서 해체협과 함께 공조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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