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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신세계 '제주소주' 품는 오비맥주···왜?

유통·바이오 식음료

신세계 '제주소주' 품는 오비맥주···왜?

등록 2024.09.12 14:0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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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제주소주' 인수로 소주사업 첫 진출카스의 세계화 속도···제주소주 해외 영업망 활용국내 소주 시장 진출 계획 없어···업계 "예의주시"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 앞에 마련된 오비맥주 카스 포차. 사진=오비맥주 제공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 앞에 마련된 오비맥주 카스 포차. 사진=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가 신세계그룹의 '제주소주'를 품고 소주사업에 출사표를 던진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해외 영업망과 브랜드 파워를 토대로 카스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오비맥주는 국내 소주 시장 진출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선 오비맥주의 국내 주류 시장 경쟁력이 강력한 만큼 소주사업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신세계그룹 주류 계열사 신세계L&B가 운영하는 제주소주를 인수한다. 제주소주는 제주도에 본사와 생산 공장을 두고, 소주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생산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양도받을 예정이다.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품은 배경은 '글로벌 시장 확장'의 차원이다. 오비맥주는 이번 인수로 카스와 제주소주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온 제주소주의 해외 영업망과 브랜드 경쟁력을 토대로 소주는 물론 카스의 세계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오비맥주는 카스의 국제적 입지 다져온바 있다. 오비맥주는 이번 파리 올림픽의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돼 카스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했다. 당시 카스는 파리에서 한국식 포장마차 테마의 홍보 부스인 '카스 포차'를 운영하며 세계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오비맥주는 이번 인수에 대해 카스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제주소주를 선정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K-열풍에 따라 세계인의 관심이 한국의 식음료·식문화로 넓어지는 상황에서 오비맥주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제주소주의 영업망과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수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해외 시장에서 국내 1위 맥주인 '카스'를 알릴 수 있을 걸로 기대한다"며 "기존 맥주 전문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해외 맥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는 한편, 기존 제주소주의 소주사업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비맥주는 국내 소주 시장 진출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제주소주의 기존 사업은 유지하나 국내 시장에 소주 신제품을 출시하진 않을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제주소주는 2021년 소주 브랜드 '푸른밤'을 끝으로 국내 사업을 중단했다. 이듬해인 2022년부터는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소주 수출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24와 협업해 한정판 '킹소주24'를 내놓기도 했지만, 이벤트성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오비맥주의 소주사업 진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생산설비를 갖추고 소주사업에 첫 발을 담군 이상 향후 국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오비맥주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면 소주 시장의 판도 변화가 있을 걸로 예측된다.

오비맥주와 신세계그룹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흥 시장'의 영업망이다. 신세계그룹은 마트·편의점 등 가정 시장의 일부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반면, 오비맥주는 국내 1위 맥주기업으로서 가정은 물론 유흥 채널에서의 주류 영업력이 강력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소주 시장에 진입한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임은 틀림없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에서 신세계그룹과 오비맥주의 영업망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만약 오비맥주가 국내 소주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사업 전략에 따라 소주는 물론 맥주 시장에서의 판도 역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2011년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하이트맥주가 진로소주를 인수하면서 영업력이 분산되자 그 틈을 타 오비맥주가 업계 1위를 넘겨 쥔 바 있다. 당시 하이트맥주와 진로소주는 시장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2012년 오비맥주에 역전되고서 현재까지도 맥주 1위 탈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소주사업 진출한 궁극적인 목적이 의문이다. 맥주와 소주의 영업력은 상이하고, 기존 제품이 가지는 브랜드력도 중요한 만큼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오비맥주가 소주사업에 주력하게 될 경우 국내 맥주 시장에서의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측했다.

일각에선 오비맥주가 인수 목적으로 내세운 제주소주와의 글로벌 시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제주소주의 주요 해외 진출국은 동남아 시장인데, 한국에서 수출하는 맥주의 현지 경쟁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해서다.

동남아의 경우 전체 주류 시장에서 맥주가 9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이미 현지 기업과 일부 해외 기업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지 맥주에 대한 충성도와 가격 경쟁력 면에서 해외 맥주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도 꼽힌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맥주 시장은 현지 맥주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강력하고, 현지 맥주 제품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높은 가격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수입 맥주가 현지 맥주의 가격적인 강점을 넘어설 만한 매력을 보여줘야 현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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