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국내 유일 AKT억제제 출시기존약 내성, 2차 치료옵션 제한으로 미충족 수요 높아 박경화 교수 "빠르고 정확한 투약 위해선 유전자 검사 필수"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2일 서울 오크우드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최초의 AKT 억제제 '티루캡(성분명 카피바서팁)'의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티루캡은 HR 양성/HER2음성이면서 한 가지 이상의 'PIK3CA'·'AKT1'·'PTEN'변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AKT억제제다. 자사의 에스트로겐 수용체 길항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해 내분비요법(ET) ± CDK4/6 억제제의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유효성을 입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 4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HR 양성/HER2음성 유방암 치료는 2016년 CDK4/6 억제제 등장 이후 빠르게 개선됐다.
CDK4/6 억제제와 내분비요법 병용요법이 1차 치료로 자리 잡으며 사망 위험이 크게 감소했고, 환자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일상생활 유지가 가능해 만족도가 높았다. CDK4/6 억제제 사용시 증상이 나빠지지 않는 유지기간은 평균 2년 이상이고 5년 생존율을 보이는 환자도 절반에 가까워 HR 양성/HER2음성 유방암 환자는 치료 예후가 좋은 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50%의 환자들이다. 내성 등의 문제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2차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다 보니 미충족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환자 50%는 'PIK3CA'·'AKT1'·'PTEN' 중 하나 이상의 변이가 나타나게 된다. 이들 변이는 치료 후에 생기는 내성 기전에 깊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환자군은 질병 진행이 빨라질 수 있어 해당 변이를 타깃 하는 전이성 유방암 2차 표적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 제기돼 왔다.
박경화 고려대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CDK4/6 억제제와 내분비요법 병용요법으로 먼저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내성이 생긴 뒤 세포독성 항암제로 치료 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이런 환자들은 어떻게든 호르몬 차단 치료를 길게 하고 싶어 한다. 티루캡은 내분비요법의 이점을 확장하고 동시에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균형적으로 입증한 것이 임상을 통해 확인돼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면서 삶의 질까지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티루캡 병용요법은 임사3상인 'CAPItello-291' 연구를 통해 HR양성/HER2 음성 유전자 변이 유방암에서 내분비요법(ET) ± CDK4/6 억제제 요법 후 1차 치료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하 mPFS)을 약 2.5배 개선시킨 것이 확인됐다.
티루캡· 풀베스트란트 병용 환자군의 mPFS 7.3개월(95% CI: 5.5-9.0)로,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 3.1개월(95% CI: 2.0-3.7)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있험률을 50% 낮췄다(95% CI: 0.38-0.65; P<0.001).
이 같은 임상적 효용성을 인정받아 티루캡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PIK3CA'·'AKT1'·'PTEN' 변이가 는 HR양성/HER2 음성 유방암 2차 치료의 표준치료(Category 1)로 권고되고 있다.
박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 유전자패널검사(이하 NGS)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2차 치료 결정을 빠르게 내리고 적절한 치료로 치료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선 NGS를 통해 진단시 혹은 1차 치료 중에 변이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NGS 선별급여가 본인부담금 80%로 개정되며 환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유전자 변이가 많은 유방암에서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NGS 검사의 활성화 및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며 "특히 유전자변이 유방암에 티루캡이 등장하며 정밀의료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NGS 검사는 이제 단순한 검사가 아닌 치료를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NCCN, ASCO(미국임상종양학회), ESMO(유럽종양학회)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PIK3CA, AKT1, PTEN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티루캡을 포함해 다각화된 유방암 포트폴리오로 향후 모든 아형과 병기에 걸친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초창기 '놀바덱스(성분명: 타목시펜시트르산염)'부터 '아리미덱스(성분명 : 아나스트로졸)', '졸라덱스(성분명: 고세렐린 아세트산염)', '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최근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티루캡(성분명: 카피바설팁)까지 지난 50년간 지속적으로 유방암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안정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사업부 상무는 "이번 티루캡 출시로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적 치료제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전이성 유방암 영역에서 더 많은 환자들이 티루캡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검사와 치료 환경 마련을 위해 의료진, 연구자,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재윤 의학부 전무는 "향후 10년에 걸쳐 유방암의 모든 아형과 병기에 걸친 치료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유방암 환자 3명 중 1명을 치료할 것"이라며 "회사는 2022년 전체 매출의 약 23%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차세대 치료법 개발에 앞장서고 있고, 특히 티루캡과 같은 표적치료제를 비롯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저분자 억제제 또는 분해제 등 혁신적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유방암 분야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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