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DL 등 상장건설사,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쌍용C&E·한일시멘트·삼표시멘트 등 시멘트업계 영업이익 늘어가격 타협점 못 찾으면 공멸 위험···정부는 '수입'카드 만지작
23일 건설업계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영업이익률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이번 3분기 매출 8조1889억원, 영업이익 17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이 4.2%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30.1% 줄었다. 현대건설 외에 DL이앤씨, 대우건설 등 상장 건설사들 다수가 영업이익률이 전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악화한 것은 인건비‧자재비‧금융비용 등 원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원가율이 100%가 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건설(99.5%), 동부건설(100.2%), 신세계건설(102.7%) 등이 공사에 들어간 돈이 수익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시멘트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일시멘트는 2021년과 2022년 한자리 수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3.7%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16.5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씨앤이도 상반기 14.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시멘트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최근 3년간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린 영향이 크다. 국내 시멘트가격은 2021년 t당 7만8800원에서 지난해 11월 11만2000원으로 40% 넘게 올랐다. 당시 시멘트업계는 가격인상 이유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유연탄 가격상승과 탄소저감 정책에 환경설비 설치 등을 들었다. 하지만 실제론 늘어난 부담보다 더 큰 이익을 올린 셈이 됐다.
건설업계는 시멘트업계가 가격을 인하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멘트업체들은 폐기물 소각방식 등 유연탄의 대체수단도 많이 도입한 상태인데도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된 후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시멘트업계는 가격상승으로 인해 상반기에 실적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장기적으론 어려움이 더 많다고 맞선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유연탄과 함께 시멘트 제조원가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요금까지 하반기에 인상되면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이미 생산량은 줄고 재고는 쌓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일부 업체는 설비 가동 중단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공사비 부담 탓에 현장 자체가 줄어들어 두 업계가 모두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상위 건설사 대다수가 주택사업비중이 50~70% 수준으로 높고, 시멘트업계는 내수시장이 무너지면 치명타가 불가피하다"면서 "생존을 위해서라도 타협과 양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중국 등 해외에서 시멘트를 수입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공사비 부담으로 사업추진 동력이 떨어지면서 신규 주택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 불안까지 고조되고 있어서다.
시멘트 수입방안에 대해선 찬성입장과 신중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전직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수입을 통해 5개 회사의 과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국내 시멘트업계에 자극과 견제를 줘야한다는 입장과 자칫 국내 업계 붕괴로 기간산업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 팽팽하다"면서 "지난달 18일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참석한 시멘트 수입·비축 방안 간담회에서도 이런 내용이 오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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