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구조조정 속도···"해외 사업장 10% 감축"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삼성전자가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 개의 일자리를 감축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근로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 관계자를 인용해 싱가포르의 다양한 부서에 속한 직원들은 인사담당자로부터 해고 및 퇴직금 지급에 대한 세부 사항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블룸버그에 "일부 해외 자회사는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정기적인 인력 조정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특정 직책에 대한 목표 숫자를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와 남미 일부 지역 일자리는 약 10%를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해외 사업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전체 직원(26만7800명) 중 절반 이상인 14만7000명인데 이 중 10% 미만에 해당하는 인력 감축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인력 구조조정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로이터는 이달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일부 사업부의 해외 직원을 최대 30% 감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자회사에 속한 영업 및 마케팅 직원은 약 15%, 행정 직원은 최대 30% 줄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은 올해 말까지 시행되고 미주, 유럽, 아시아 및 아프리카 전역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요 사업부의 경영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20% 이상 하락했는데 메모리와 스마트폰이 주요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메모리는 SK하이닉스에 뒤처졌고 맞춤형 칩 생산(파운드리)은 대만 제조회사(TSMC) 대비 진전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