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파운드리-시스템LSI 분사에 관심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 분사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다.

로이터통신은 7일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이재용 회장이 로이터에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분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분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앞서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삼성은 2023년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2021년에는 여기에 38조원을 더한 총 1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 삼성 파운드리 사업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올해 2분기 시장 점유율은 62.3%로, 삼성(11.5%)과 격차는 50.8%포인트(p) 수준이다.

계속되는 적자도 문제다. 삼성 파운드리는 수주 부진으로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올해 역시 부진을 타개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이 회장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에 대해 "변화하는 상황으로 인해 조금 힘들어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가동 시점을 2026년으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