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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탁업계, 책준 부실화에 재무‧신용 '위기'···정비사업도 타격 우려

부동산 부동산일반

신탁업계, 책준 부실화에 재무‧신용 '위기'···정비사업도 타격 우려

등록 2024.10.15 15:51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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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 줄도산에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현장 곳곳에서 파열음PF상환 못 해 법정 소송까지···적자 확대에 신용도까지 하락자금력·관리능력 등 신뢰에 타격···정비사업 수주에도 악영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신탁업계가 '책임준공 관리형'(책준형) 토지신탁의 부실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를 하던 건설사들이 무너지면서 재무 부담이 전가된 탓이다. 책준형토지 신탁으로 인해 적자가 확대되고 신용이 하락하면서, 최근 공격적인 수주를 펼치던 정비사업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4개 부동산신탁사 가운데 12개 사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교보자산신탁, 무궁화신탁, 신한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은 적자를 기록했다. 신탁업계 전체 실적을 합산하면 24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탁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건설업계는 유래를 찾기 힘든 공사비 급등을 겪었다. 여기에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 수익이 원가를 회수하기도 힘든 수준에 이르렀고, 지방에선 미분양이 쌓여 사업추진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건설사가 도산하는 등 부실화된 건설 현장이 많아지자 신탁사가 그간 발생한 부담을 떠안으면서 손해가 발생한 것.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약정해 주고 PF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건설사가 기한 내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책임과 권리를 넘겨받아 공사를 끝내야 하는 구조다. 통상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신용을 보강해 주기 위해 추진된다.

일부 현장에선 대주단이 신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책임준공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올해 들어 총 5건의 손해배상이 접수됐다. 이 중엔 신한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 등 금융그룹 산하의 신탁도 다수 포함됐다.

일부 신탁사들은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올해 6월 기존 A2+에서 A2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한국자산신탁은 2022년 6월부터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평가가 조정됐다. 한국토지신탁도 올해 2월 A에서 A-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그간 신탁사가 공격적으로 수주 활동을 벌였던 정비사업에서의 입지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강점으로 내세웠던 자금력에 문제가 생긴 데다, 부실화에 대비‧대응하는 관리능력도 허점이 드러난 탓이다. 통상적으로 신탁방식을 채택하는 단지에선 수수료가 있더라도 자금력과 관리능력을 기대하고 시행대행을 맡기는 데, 신탁사가 부실화하면서 신뢰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

최근 신탁사들의 수익구조가 책준형 토지신탁에서 발생한 손해를 정비사업 등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메워야 하는 형태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발주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실제로 신탁사들은 시공사 도움 없이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운 수준의 자본금을 가지고 있다. 신탁사들의 자본총계는 평균 3918억원으로 중소규모 정비사업의 PF 하나를 책임지기도 어렵다.

업계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의 주 무대인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가 지방에 비해 미분양 리스크가 적고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계열의 건설사들의 신용보강을 받기 때문에 부실화 위험이 적다"면서도 "신탁사들이 자기자본 대비 몇 배에 달하는 무리한 수주를 해놓은 탓에 완전히 안심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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