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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계열 분리 밑작업 나선 농심···내부거래 증가세는 '여전'

유통·바이오 식음료

계열 분리 밑작업 나선 농심···내부거래 증가세는 '여전'

등록 2024.10.16 08:0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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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농심 특수 관계자 매입 거래액 3041억원작년 내부거래 비중 농심태경 51.7%, 율촌화학 54.7%계열분리 첫 주자 '메가마트'···오너 3세 승계 시 가닥

계열 분리 밑작업 나선 농심···내부거래 증가세는 '여전' 기사의 사진

농심그룹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농심은 지난 2022년 공시대상집단기업으로 지정돼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수직 계열화 구조의 기업인만큼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가 녹록치 않은 걸로 보인다.

특히 농심의 계열분리는 고(故)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농심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업계에선 농심그룹의 오너 2세 경영이 시작된 상황에서 3세 승계 시점에 따라 그룹 계열분리가 진행될 걸로 예측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심이 전체 특수 관계자로부터 매입한 거래 금액은 304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93억원 늘었다. 작년 한해 매입 거래액이 627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거래 규모는 더욱 커질 걸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은 227억원을 올렸다.

농심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원재료 수급부터 제품 유통까지 계열사를 통하는 수직 계열화 구조이기 때문이다. 수직 계열화 기업은 원료 및 원재료 공급과 수요가 안정적이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농심그룹의 계열사 중에서 거래 금액이 가장 큰 기업은 농심태경이다. 농심태경은 라면의 스프와 비건 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로, 라면 생산량이 증가하면 거래액이 같이 느는 구조다. 율촌화학은 포장재를 담당하고, 반도통운·전일운수 등 물류 계열사를 통해 제품을 운송한다.

올해는 특히 K-푸드 열풍에 라면 판매가 늘자 상반기 농심태경과 미국법인인 TK America와의 거래액이 증가했고, 메가마트 미국법인과의 거래도 소폭 증가한 걸로 풀이된다. 상반기 농심태경과의 매입 거래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한 1371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농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계열분리를 진행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농심은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지정돼 계열사 간 거래 규제가 강화됐는데, 계열분리를 진행할 경우 이 같은 부담을 덜어낼 수 있어서다.

지난해 농심태경은 전체 매출에서 특수 관계자와의 내부거래 매출 비중이 51.7%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걸로 나타났다. 율촌화학은 올해 상반기 내부거래 규모가 소폭 줄었지만, 작년 전체 매출에서의 내부거래 비중이 54.7%로 높은 수준이었다.

농심그룹의 계열분리는 고(故)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회장이 농심을,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이 율촌화학을,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이끈다는 내용이 골자다. 농심이 오너 2세 경영이 본격화한 데다 농심의 오너 3세인 신상열 상무가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승계 시점에 따라 계열분리가 진행될 거란 분석이다.

더욱이 신동익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농심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계열분리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7번에 걸쳐 농심 주식을 장내 매도했고, 지난달에도 일부 매각해 11만8300주로 줄었다. 농심의 지분은 농심홀딩스가 최대주주(32.72%), 율촌재단(4.83%), 신상열(3.29%) 다음으로 신 부회장(1.94%) 순이다.

이에 따라 계열분리가 본격화할 경우 신 부회장의 메가마트가 분리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신동윤 회장의 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가 율촌화학 지분 31.94%를 가지고 있는데, 지분 가치가 현재 시세로 약 2300억원에 달해 지분 정리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단 예측에서다.

다만 농심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계열분리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기업 집단 제외를 염두에 두고 계열분리를 추진할 계획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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