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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40일 '쩐의 전쟁' 종료...고려아연 공개매수 '끝'

산업 중공업·방산

40일 '쩐의 전쟁' 종료...고려아연 공개매수 '끝'

등록 2024.10.23 16:23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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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마감···최대 20% 지분 확보 계획공개매수 성공해도 장기전 불가피···'명분 싸움' 주총 표 대결 집중'사법 리스크' 변수 계속···고려아연, '원천 무효 소송'으로 반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표 대결로 전환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수싸움' 윤곽이 드러났다. 40여일간 치열했던 쩐의 전쟁은 종료됐고, 이제 표 대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명분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이날 정규장 마감인 오후 3시 30분에 끝났다. 결과는 오는 24일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고려아연과 우호세력인 베인캐피탈은 총 3조22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은 17.5%, 공동매수자인 베인캐피탈은 2.5%씩 최소 수량 없이 최대 20%의 지분 물량을 사들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앞서 마감된 MBK파트너스 공개매수에서 지분 5.34%를 모집한 만큼 현재 주식시장에서 유통되는 고려아연 주식은 18% 안팎으로 평가된다. 현재로서는 미달이 유력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최근 벌어진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최근 벌어진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누구 하나 승기 잡지 못한 '쩐의 전쟁'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제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장기전이 예고된다. MBK·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양측 모두 누구 하나 뚜렷하게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앞으로 '의결권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하는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전량 소각 예정이라 셈법이 복잡하다. 남은 유통주식으로 추산되는 17~18%를 싹쓸이하더라도 의결권 기준 지분율로는 MBK·영풍이 앞서게 되는 상황이다.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률이 15%를 밑돌거나 더 낮을 경우 자사주 소각을 거쳐도 양측의 지분율이 상승 폭이 크지 않아 오히려 더욱 박빙의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약률이 낮으면 표 대결에 대비해 남은 유통 주식 물량을 확보하려는 장내매수 경쟁에 불이 붙어 '쩐의 전쟁' 2차전이 발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날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향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리한 고지 점한 MBK·영풍 연합···국민연금 표 어디로?


MBK·영풍이 공개매수에서 5.34%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단 1표라도 의결권을 끌어모아야 하는 최윤범 회장으로서는 우호세력 결집이 필수적이다.

막상막하의 표 대결은 한화·LG화학·현대차 등 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거론되는 대기업 지분이 이탈 없이 결집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우호지분으로 추정되는 지분 '34.01%'는 최 회장 일가가 보유한 15.65%에 지분동맹을 맺은 한화·LG·현대차가 보유한 18.36%, 이번 공개매수에서 베인캐피탈이 목표한 2.5% 등을 합친 예상치다.

이들 대기업 지분이 최윤범 회장과 일가, 계열사 등으로 이뤄진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15.56%보다 많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세력을 최대한 결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7.83%' 지분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에도 고려아연이 MBK·영풍에 1~2%포인트 지분이 뒤처지는 상황이라 국민연금의 표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상대를 향한 비난으로 흘러가던 장외 공방전이 '명분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로서는 국민연금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알려진 바 없고, 양측 공개매수에 응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국민연금이 지난 5년간 주총에서 발의된 안건 거의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진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

박기덕 사장은 "예단하기 힘들지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이사장 말을 들어보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4.10.22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4.10.22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여전히 살아있는 '변수'···"법적 책임 묻겠다" 고려아연 반격


40여일간 치열했던 쩐의 전쟁이 종료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윤곽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변수는 존재한다.

고려아연이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한 '국가핵심기술' 지정도 그중 하나다. 고려아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돼 분쟁 구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국가핵심기술 지정 추진을 위한 1차 검토를 마치고 2차 검토를 위한 자료를 정부에 제공한 상태다.

박기덕 사장은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희망적'이라고 보면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개발해 온 기술이라 등재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법적 리스크'가 아직 살아있다. 특히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 5.34% 획득 과정을 문제 삼으며 새로운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로 영풍·MBK 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비정상적 유인 거래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하며 원천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법원의 결정에 따라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박 사장은 "MBK와 영풍은 연이은 가처분 신청을 일단 제기해 두고,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온갖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며 "주당 6만 원이나 더 높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청약하는 대신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도록 유인하고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주가조작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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