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금일 사업 갱신 자료 제출···바이낸스 지분 정리 '최우선 과제'

고팍스 "금일 일과 내 신고서 제출할 것"

바이낸스 협상 4개월 '지지부진'

작년 고파이 부채 637억원···채권단 "제안액, 시세 못 미쳐"

고팍스가 24일 가상자산 사업자(VASP) 자격 갱신을 위한 자료를 제출한다. 심사에는 2개월가량 소요될 예정인 가운데, 결과에 따라 고팍스 지배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실상 고팍스의 존폐와도 연관된 사안이라, 승인 여부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2021년 당국으로부터 VASP 승인을 받은 고팍스는 금일 자격이 만료된다. 만약 당국이 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경우 고팍스는 문을 닫아야 한다. 고팍스 관계자는 "오늘 일과시간 안에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팍스의 지분 정리 문제를 두고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고팍스의 사업 자격 갱신 여부는 최대 주주인 바이낸스 지분의 매각 성사에 달렸다. 현재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메가존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2월 고팍스 지분을 사들이며 총 67.45%로 대주주로 올라섰지만,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지적으로 사업자 변경 신고를 수리가 이뤄지지 않아 벽에 부딪혔다.

결국 바이낸스는 고팍스 지분을 10% 아래로 줄이겠다는 개편안을 당국에 제출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고팍스가 VASP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바이낸스와 메가존의 매각 협상이 먼저 타결돼야 한다고 본다.

다만, 이들 협상은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6월부터 양측은 협상을 벌였지만, 약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원인은 고팍스의 고파이(GOFi) 관련 부채다. 고파이란 고팍스 회원들이 보유한 코인을 일정 기간 동안 고팍스에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2022년 11월 FTX 거래소의 파산 영향으로 출금 정지, 이용자들의 돈이 묶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채 규모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566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솔라나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1년 새 부채는 63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이런 추이는 계속 유지돼 부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메가존은 이런 고파이 관련 채무가 정리되지 않고는 고팍스 인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 속, 고팍스는 지난주 고파이 채권단과 접촉해 현금 상환 설명회를 했다. 고팍스는 채권단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각각 2806만원, 206만원에 상환하겠다고 제시했지만, 채권단 측은 시세에 미치지 못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2시 16분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9314만원, 353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게다가 채권단 측은 최대 주주 변경 없이도 금융정보분석원(FIU)가 사업자 변경 신고를 수리해 줄 수 있다고 본다. 바이낸스 사업자 변경 신고만 수리된다면, 메가존에 매각해야 할 일도, 현재 고팍스의 상환안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승인을 위해선 앞서 바이낸스가 제시한 지분 정리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라면서도 "당국이 복잡한 고팍스 상황을 이해해 VASP까진 승인해 줄 것이라고도 보지만,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계약이 내년 5월까지로 상당히 짧게 남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 채권단과의 협상을 마무리해 지분 정리를 마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