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편입 후 비핵심 자산 정리 본격화우리은행은 점포 통폐합·유휴부동산 매각CET1 13%대···자본 확충서 자원 재배치로
우리금융이 대형 사옥부터 계열사 유휴점포까지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잇달아 품으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데 이어 지점 통폐합과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우리금융디지털타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핵심 업무 공간으로 활용해온 대형 사옥이 매물로 나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ABL생명도 서울 여의도 ABL타워 매각에 착수했다. 이번 매각은 우리금융 편입 이후 그룹 차원의 자본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추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자산 정리는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에서 더욱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통폐합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부동산을 잇따라 처분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이달 우리은행은 내년 1월 4일을 기점으로 서울·경기·인천·울산·경남 등 전국 영업점 10곳의 통폐합을 예고했다. 지난해 21곳에 이어 올해 7월에도 전국 영업점 37곳을 인근 점포로 통합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맞춰 오프라인 영업 채널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폐쇄된 점포는 핵심 정리 대상으로 지목된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소유 부동산 30곳을 공매에 부쳤다. 옛 대전합숙소 부지, 곤지암 체육시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폐쇄된 점포들이다.
최근 지주사를 포함해 우리금융 계열사 전반에 걸친 자산 리밸린싱은 단순히 '부동산 다이어트'와는 결이 다르다. 은행 개별 점포부터 그룹 보유 대형 오피스, 보험사 사옥까지 처분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표면적인 이유는 자본 효율화를 위해서다. 위험 가중치 높은 자산으로 분류되는 유휴 부동산을 매각하면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기준 이상으로 맞춰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과거 11%대에 머물던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올해 들어 13%대에 올라섰다.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2022년 말 11.57%에서 2023년 말 11.99%, 2024년 말 12.13%로 상승했다. 이후 지난해 말 12.9%에서 올해 1분기 13.6%로 높아졌고 2분기에는 13.71%까지 상승했다.
우리금융이 올해 연간 목표로 제시한 13.2%를 이미 웃돈 수준이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이 자산 매각을 이어가는 이유는 자본 확충보다 '자산 재배치'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편입으로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한 만큼 한정된 자본과 자원을 어느 계열사와 사업에 배분할지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이익 기여도도 확대되는 추세다. 상반기 비은행 이익 비중은 22%를 웃돌며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확대됐다.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기존에 보유한 자산의 활용도까지 다시 따져보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보험사까지 편입하면서 과거와 같은 은행 중심의 자산 배분만으로는 그룹 전체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워졌다"며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증권·보험 등 비은행과 기업금융 등 성장 부문으로 자원을 이동시키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자산 정리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무엇을 팔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명동의 대형 오피스부터 여의도 보험사 사옥, 우리은행의 폐쇄 영업점까지 매각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룹이 보유 자산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따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확보된 자금을 어디에 투입할지에 주목된다. 확보된 자본은 비은행 강화는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포용적 금융 확대, 주주환원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CET1 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만큼, 자산 매각으로 축적된 여유 자본을 적극적으로 투입할 여지가 한층 넓어졌다.
비핵심 자산을 덜어내고 자본과 비용 여력을 성장 사업에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리밸런싱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다만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 추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매각 성과를 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유휴 부동산의 유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6월 유휴 부동산 25곳이 매각에 나섰다가 전량 유찰된 바 있다.
상징성이 큰 명동 우리금융디지털타워나 여의도 ABL타워 등 대형 사옥 매각 역시 원활하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자칫 매각이 지연되거나 원하는 가격에 매각하지 못하면 리밸런싱의 속도와 효과 모두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영업점 통폐합 등에 따라 은행 업무 목적의 활용도가 낮아진 부동산을 중심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휴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관련 관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과 자산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매각 시기와 조건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영업망 재편과 자산 효율화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디지털·IT 인프라 등 영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효율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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