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일 의원 "한국거래소, 공공기관 해제에도 독점지위 과도"

대체거래소와 업무 공유 관련 '경쟁제한 행위' 지적

[DB KRX, 한국거래소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지 10년이 됐음에도 독점 문제가 지속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민간기업임에도 공공기관 시절 보유했던 독점적 권한과 이익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으며 대체거래소(ATS) 설립과 관련해선 경쟁제한 행위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24일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거래소가 복수 거래소 설립을 전제로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지 10년이 됐지만 독점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대체거래소가 중간 호가제를 도입하기 위해 정보 제공을 요청했지만 한국거래소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에서는 관련 내용에 대해 민간 사이에 자율협의하라고 이야기한 것 같은데, 한국거래소가 민간회사라면 공공기업 때 가지고 있던 독점적 권한과 이익을 시장에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대체거래소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주식 거래량 중 15%를 한정했는데 이는 한국거래소 전체 거래에 비하면 13% 수준"이라며 "공정거래법상 한 기업이 75% 이상을 차지하면 독점으로 보는데 15%로 제한은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과 기업 상장 기능에 대해서도 독점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장감시 과정에서 거래정보를 독점하는 것은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하며 거래정보를 한국거래소가 독점하면 공정 경쟁이 될 수 없다"며 "대체거래소에 시장감시 수수료를 받겠다는 내용도 있던데, 민간기업이 시장감시 수수료를 받겠다는 발상이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장 권한도 한국거래소가 완전독점"이라며 "상품 수량,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독점이기에 대체거래소에 상장 권한을 나눠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경우 금융사업 규제청이 존재, 국내에도 민간기업인 한국거래소가 관리감독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며 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공공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가 업무 요건을 확정해야 하는데 한국거래소의 호가 정보 제공 거부 사태로 7개월이 지연됐다"며 "지금은 전산개발이 지연되면서 대체거래소는 테스트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치명적인 경쟁제한 행위, 갑질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거래소 출현은 경쟁 촉발로 수수료 인하, 서비스 향상, 거래시간 연장 등 투자자 보호와 품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그동안 한국거래소 독점으로 인해 높은 수수료와 서비스 정체 문제가 있었다"며 "경쟁제한 행위를 개선 안 하려면 공공기관 지정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내년 3월 출범을 앞둔 대체거래소의 전산 시스템 지연이 한국거래소의 업무 지연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참여 증권사 시스템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이 원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