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출장 끝나자마자 토요타 회장과 전방위 협업 논의체코·싱가포르 등 매달 해외 출격···내달 미국행 전망현장 이슈 직접 확인 위한 글로벌 광폭행보 계속될 듯
정 회장의 강행군은 왕복 1만1000㎞ 거리의 인도 출장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20일 인도로 날아가 2박 3일간 현지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정 회장의 인도행은 현대차 해외법인으로서 사상 최초이자 대한민국 기업으로서 최초로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된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은 인도 자본시장의 역사를 바꾼 초대형 이벤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그는 지난 21일 수도 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환담한 뒤 곧장 뭄바이로 날아가서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직접 상장 기념 종도 쳤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높게 평가하며 투자 확대를 천명했다.
인도 일정을 마친 정 회장은 여독이 다 풀리기도 전에 지난 주말 모터스포츠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지난 27일 경기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행사를 함께 준비한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물론 정 회장과 평소 절친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토요다 회장이 직접 운전한 토요타 야리스 WRC 카를 함께 타고 시범 주행(쇼런)에 동참한 뒤 손을 맞잡고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는 대한민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의 CEO가 공개 석상에서는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토요다 회장은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서 사업적으로 많이 배우고 싶은 분"이라고 토요타 회장을 추켜세웠고 토요다 회장도 "10개월 전 정 회장에게 제안했던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뤄진 것에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지난 일주일간 정 회장이 오간 거리를 합치면 무려 1만3000㎞에 달한다. 서울~부산을 무려 15번이나 왕복할 정도로 긴 거리를 불과 일주일 만에 오가는 강행군을 자처했다.
기간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히면 정 회장의 강행군 규모는 더 방대해진다. 그는 지난 9월과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 체코와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등 거의 매달 해외를 드나들고 있다.
정 회장의 이와 같은 강행군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경영 지휘봉을 직접 쥔 총수로서 경영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상황에 알맞은 경영 계획을 실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정 회장의 글로벌 강행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하순 현대차의 첫 번째 3열 시트 스포츠 다목적 전기차(전기 SUV)인 아이오닉 9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데 이 자리에 정 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미국 조지아주에 친환경 자동차 전용 공장으로 조성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직접 둘러볼 가능성도 크다. 이 공장은 정 회장이 착공 당시부터 엄청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는 현대차그룹의 북미 지역 친환경차 공략 전진기지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현장 광폭행보는 세계 곳곳의 현장을 직접 돌면서 현안을 확인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의 모습과 닮았다"며 "현대차그룹이 불확실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여건에도 굳건한 입지를 유지하는 것은 정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와도 연관성이 깊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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