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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첫 1호 토종 'KB발해인프라', 상장 첫날 5%대 급락 마감

증권 종목

첫 1호 토종 'KB발해인프라', 상장 첫날 5%대 급락 마감

등록 2024.11.29 17:14

수정 2024.11.29 17:17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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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청약서 대규모 미달···공모 주식 중 51.6%가 실권주KB증권 등 주관사, 공모 규모 축소 이어 미달 물량 떠안아향후 3년간 7.7% 배당 수익률 제시···'고배당주' 매력 강조

첫 1호 토종 'KB발해인프라', 상장 첫날 5%대 급락 마감 기사의 사진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입성 첫날 KB발해인프라가 주가가 5%대 급락했다. 한국 토종 인프라펀드의 첫 상장과 높은 배당 수익률을 내세웠지만 부진한 성적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주요 자산이 쏠린 포트폴리오, 높은 구주 매출, 최근 상장 리츠들의 부진 등도 주가 하락에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KB발해인프라는 공모가(8400원) 대비 5.24% 하락한 7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직후 869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약세로 전환하며 장 초반 9.5% 내린 76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KB발해인프라는 유료도로와 터널,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의 주식과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2006년 맥쿼리인프라에 이어 18년 만에 국내 증시에 상장한 SOC 대상 펀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연기금과 금융권이 합작해 만든 첫 토종 인프라 펀드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주요 출자자는 국민은행과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보험사 등 17개 기관으로, 이들은 총 1조1400억원을 출자했다. 증권신고서 기준 설정 후 누적 배당수익률은 연 6.99%이다. 향후 3년간 배당수익률은 연 7.7%를 제시했다. 이는 맥쿼리인프라의 작년 배당수익률(6.2%)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높은 배당 매력에도 불구하고 흥행 부진은 상장 이전부터 감지됐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모집액에 크게 못 미치는 주문을 받았다.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3.99대 1을 기록하고 공모가를 확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한 곳을 제외하고 전부 공모가인 8400원을 적정 가격으로 써냈다. KB발해인프라 이사회가 결정한 것(8400원)과 같은 액수다. 이어서 진행된 일반청약에서는 0.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한 건 작년 3월 한화리츠 상장 후 약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요 부진에 이어 상장 첫날부터 약세를 보인 만큼 주관사들의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단은 수요예측 진행 후 공모 주식 수를 80% 축소해 일반 청약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미매각 물량이 나타나자 KB발해인프라 일반청약 미매각(실권주) 물량을 3개월간 매도하지 않고 자발적 의무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청약 완료 후 최종 집계된 실권주는 982만9179주로, 이는 전체 공모 주식 수(1904만7620주)의 51.6%에 해당한다. 공모금액으로는 826억원 규모며 주관사별 인수 비율에 따라 KB증권은 미매각 물량의 60%(495억원), 키움증권은 25%(206억원), 대신증권은 15%(124억원)를 각각 부담한다. 줄어든 공모 규모에 따라 주관사 세 곳의 총 수수료 수입도 총 20억원에서 16억원으로 약 20% 줄었다.

투자 심리가 차게 식은 이유로는 불균형한 포트폴리오가 꼽힌다. 지난 8월 말 주식과 대출 채권을 합한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가 71.4%, 남양주도시고속도로 10.4%, 부산 산성터널 8.8%, 서울 용마터널 4.7%, 수원순환도로 4.6% 순으로 구성됐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비중이 쏠린데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기간은 2026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높은 구주 매출(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기존 주식을 시장에 매각)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 조율된 공모 구조를 보면 총 주식 1904만7620주 중 구주매출은 1026만2303주(공모주식의 53.9%), 신주는 878만5317주(46.1%)다. 여기에 주관사단이 인수하는 물량을 고려하면 이날 유통 주식 수는 전체 주식수의 7.4%에 불과하다. 연기금 등 주요 주주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의무보유 확약을 건 상태다. 교보생명, 대한소방공제회는 3개월 뒤부터 의무보유가 풀린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사업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외면받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에만 삼성FN리츠,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리츠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이달 한화리츠는 4700억원의 유상증자 추진했는데 지난 11~12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 청약률 77.62%로 미달이 발생했다. 실권주를 대상으로 일반 청약을 실시했지만 청약률은 11.6%에 그쳐 잔여주식은 주관사단이 인수한 바 있다.

현 시점에서 KB발해인프라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투자 매력은 배당이다. 펀드를 운용하는 KB자산운용은 "변동성이 커진 최근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주식을 올해 연말까지 보유할 경우 기존 주주와 동일하게 주당 약 325원의 반기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증권은 "최근 들어 공모시장 투심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공모 철회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는 선방했다"며 "고배당주 매력이 있는 KB발해인프라를 비롯해 투자자에게 양질의 투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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