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현·김범수 SPC삼립 공동대표···김성한 파리크라상 대표 승진임병선 SPC 대표 내정···도세호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SPC삼립을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고, 김범수 전무를 공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김범수 신임 대표는 국내 사업 운영과 내부 관리를 담당하고, 기존 황종현 사장은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사업 등 중장기 사업 전략과 대외 업무를 총괄하기로 했다.
SPC그룹 지주사인 파리크라상도 기존 김성한 대표이사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해 힘을 보탰다. 김성한 대표는 지난해 파리크라상으로 입사해 올해 4월 대표이사에 올랐고, 파리바게뜨의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다. 파리크라상 입사 전엔 삼성전자 유럽과 동남아시아 법인에 몸담은 바 있다.
SPC그룹은 이 같은 임원인사로 각 계열사별 책임 경영 및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려는 모양새다.
SPC삼립은 최근 일본 소매점 돈키호테와 미국 코스트코 등에 입점하며 해외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다. 현재는 56개국에 91개 제품을 수출 중인 상황이다. 황종현 사장이 글로벌 사업을 전담하게 된 만큼 향후 해외 사업 확장에 추진력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리크라상 역시 파리바게뜨를 필두로 해외 사업을 전개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14개국에 진출해 6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북미 1000호점, 유럽 100호점 개점을 목표로 가맹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전체 매장의 90%가 가맹점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앞서 SPC그룹은 지난 10월 SPC 대표이사로 신세계 출신 임병선 총괄사장을 내정하고, 기존 도세호 대표이사와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임병선 총괄사장은 신세계 백화점부문 부사장,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부사장 등을 거친 경영 전문가다.
임 대표는 인사·법무·대외협력·홍보·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분야를 총괄하고, SPC그룹 계열사 사장단 협의체 'SPC 웨이(WAY) 커미티' 의장 역할을 수행한다. SPC WAY 커미티는 각 계열사가 SPC 경영 철학과 비전, 핵심 가치를 주도하는 협의체다. 기존 도세호 대표이사는 안전경영과 상생협력 등 업무를 관장한다.
SPC그룹이 대표이사 구성원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면서 조직 안정화와 내부 혁신을 도모하고 '사법 리스크'로 얼룩진 이미지 쇄신에 나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SPC그룹은 당초 SPC 대표이사 '투톱' 체제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 대표 공백기를 거쳤다. 황재복 전 대표가 지난 3월 노조 탈퇴 강요 혐의로 구속, 강선희 전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사임하면서 SPC 대표 자리가 공석이 됐다.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해 SPC그룹은 경영 차질을 빚을 거란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동안 SPC그룹은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 등을 각각 이끌고 있는 오너 3세 허진수·허희수 두 형제가 현장 경영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며 그룹의 안정을 도모해왔다. 장남 허진수 사장은 파리바게뜨 해외 사업에, 차남 허진수 부사장은 국내 계열사 사업에 집중했다.
업계에선 허영인 회장의 상황과 연령,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면 허 형제의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진행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오너 3세 승계를 위한 기반을 위해 그룹의 이미지 쇄신과 안정적인 사업 운영, 조직 안정화를 도모할 각 대표이사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K-푸드 열풍에 해외 사업이 탄력을 받은 만큼 글로벌 사업에 대한 시장 환경과 전망은 긍정적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올해 SPC그룹 인사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현장중심·글로벌 사업 강화'"라며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구축하기 위해 각 생산센터장들을 승진 발령했으며, 해외 법인에 임원들을 신규 선임해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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