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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배터리 동맹 균열···LG엔솔, 美 GM 합작 3공장 인수(종합)

산업 에너지·화학

배터리 동맹 균열···LG엔솔, 美 GM 합작 3공장 인수(종합)

등록 2024.12.03 09:01

수정 2024.12.03 09:19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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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GM, 합작 공장 지분 매각 계약···1조4천억원 규모 美현지화 작업 앞장섰는데···트럼프는 IRA 폐지 추진"공장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위해 3공장 인수 검토"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에 합작 공장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로 국내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배터리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GM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공장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는 구속력 없는 계약(non-binding agreement )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내년 1분기 경 마무리되며 GM은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은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3곳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3공장 투자비만 총 26억달러(약 3조6500억원)에 달한다. 당초 가동 시점은 2025년이었으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탓에 양산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미국에 배터리 합작법인이 세워진 이유는 완성차로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받을 수 있고 배터리 기업은 주요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바이든 행정부는 배터리 핵심 광물과 부품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까지 만들어 완성차-배터리 기업 간 합작 공장 현지화 작업을 이끌기도 했다. 친환경 정책을 앞세워 자국 내에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또 배터리 기업으로선 미 현지에 공장을 세우면 kWh당 35달러, 모듈 kWh당 10달러 등 총 45달러 수준의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까지 받은 AMPC 규모만 해도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완성차-배터리 기업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줄곧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EV mandate)를 종식 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 최근 로이터가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결정에 대해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3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GM 전기차에만 사용될 수밖에 없었는데 지분을 전량 인수하게 되면 고객사를 다른 기업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GM은 지분 매각의 구체적 배경을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전기차 업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과 트럼프 당선인의 IRA 폐지 공언에 GM이 전기차 정책을 수정한 것 같다"며 "오히려 투자비를 회수해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등 다른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는 게 이득이라 판단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GM-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매각 계약 결정으로 '배터리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GM은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배터리를 놓지 않으면 EV 사업 적자가 계속될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IRA를 폐지하면 일반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현재 배터리 캐파(CAPA : 생산능력)를 고려하면 (합작법인이) 위태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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