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대만 쿠팡에 햇반 납품 재개CJ-쿠팡, 납품가 갈등···1년 8개월 간 발주 중단지난 8월 갈등 봉합 후 납품 순차적 시작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29일부터 CJ제일제당의 햇반제품을 대만 쿠팡 사이트에 직매입 판매를 재개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직거래는 지난 8월 납품가 갈등이 봉합된 이후 국내에서부터 다시 시작됐다. 9월부터는 대만 쿠팡에서도 직매입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쿠팡 대만 사이트에서 햇반, 햇반 부드러운 발아현미밥, 햇반 현미밥, 햇반 찰잡곡밥, 햇반 언제나 맛있는 흑미밥, 햇반 작은공기,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 등 다양한 햇반 제품을 로켓직구로 구매할 수 있다. 햇반 컵밥, 솥밥 시리즈도 로켓직구로 찾을 수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22년 11월 쿠팡의 납품가 인상 요구를 거부하면서 쿠팡에 상품 공급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직매입을 통해 이뤄지는 로켓배송에서 햇반, 비비고 등을 볼 수 없었던 이유다.
CJ제일제당은 대신 네이버, 이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과 협업해 기획전을 열고 자사몰인 CJ더마켓도 강화했다. 지난 3월엔 알리익스프레스에도 입점했다. 쿠팡도 동원, 오뚜기 등의 대체품 판매에 주력했다. 두 기업의 거래 중단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의 대표적 갈등 사례로 꼽혀왔다.
현재 두 기업은 납품 단가 뿐 아니라 공급 물량에 대해서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이 쿠팡에서 철수하면서 쿠팡 물류센터에도 그만큼 공간이 비게 됐는데 거래 재개를 하려면 물량의 안정적인 제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소비자 편의 강화, 선택권 확대 등에 공감대 이룬 것이라며 거래 재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쿠팡 입장에선 더 많은 제품 포트폴리오가 필요하고 CJ제일제당은 판매 채널을 늘리는 게 필요하기에 실리를 앞세워 거래를 재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거래 재개 이후 양사의 매출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을 통한 햇반 매출은 전체의 약 10%를 조금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연간 매출 1조원 달성도 가시권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이미 대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대만에 진출한 쿠팡은 이듬해 10월 1호 풀필먼트 센터를 열고 로켓직구(로켓크로스보더)와 로켓배송(로켓스피드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론칭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대만에 3호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쿠팡을 통해 대만에 수출한 판매자들의 거래액은 직전년도(2022년) 대비 무려 2600%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젤네일 제조사 '바르고코스메틱'은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했고, 지난해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70배 넘게 뛰었다. 콤부차 제조 기업 '티젠'도 동 기간 대만 매출이 10배 넘게 늘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올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대만 시장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수 년 동안 한국에서 쌓아온 노하우 등을 활용해 한국보다 더 빠르게 운영 효율성을 창출할 수 있다"며 "대만 고객들의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브랜드들과 직접적인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면서 극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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