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가격 역대 최저, 5주 연속 465달러음극재 매출 떨어지고 FEOC 유예도 부담2030년 목표 생산량 37만톤···투자 우려 ↑
1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흑연 가격은 톤당 46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부터 5주 연속 동결된 것으로 통계치가 집계된 2018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가격은 올 초보다 100달러 줄어든 상태다.
흑연을 원재료로 음극재를 만드는 포스코퓨처엠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를 현재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한 이후 음극재를 제조·판매하면 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래깅) 효과가 발생해 손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중국과 미국이 오름세로, 유럽은 약보합으로 끝날 것 같지만 당초 기대만큼 증가하지는 않았다"며 "이를 예측하지 못한 채 이전에 단행된 대규모 투자가 현재의 공급 과잉 사태를 만들어 흑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료 가격이 감소하고 전방 산업 수요가 꺾이면서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사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3분기 음극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4%, 전 분기로는 51% 줄어든 246억원 그쳤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신영증권은 4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업황은 내년에도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흑연의 IRA FEOC(해외우려기관) 유예 소재 분류에 따라 3분기를 기점으로 판매가 감소하였으며 2025년에도 판매 성장은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 음극재 판매량은 12% 성장에 그쳐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월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IRA 규정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최종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경우에 따라 2025년부터 중국 등 FEOC에서 조달한 광물을 사용할 수 없게 했는데 흑연은 2026년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산 흑연으로 만든 음극재를 사용하더라도 2026년까지는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이다.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은 중국에서 정제된 흑연 비중이 90%를 넘다 보니 흑연 공급망을 단기간에 다변화하기 쉽지 않다고 호소해왔다.
포스코퓨처엠도 중국 흑연을 당분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나 중국산 음극재가 미국 시장에 계속 공급 가능해진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전체 시장 규모는 작아졌는데 중국 기업의 공급 물량을 당해내기 쉽지 않아서다. 글로벌 음극재 생산 점유율 상위 10개 기업 중 중국 기업은 9곳에 달한다.
업황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정비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세종과 포항에서 각각 연간 7만4000톤, 8000톤 규모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내년까지 5000억원을 신규 투자해 음극재 생산량을 늘리기로 계획하면서다. 회사가 2030년까지 계획한 음극재 생산 목표량은 37만톤에 달한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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