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 삼성전자 목표주가 7만원 선으로 하향
17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2.52%) 내린 5만4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1월14일 장중 주가가 4만9900원까지 내려갔다 반등했지만 5만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하방 압력을 완화 시켰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자사주 매입은 일시적 방어책일 뿐 반도체 부문 수요부진이 개선돼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 분석했다. 실적에서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디램(DRAM)과 낸드(NAND)는 내년 가격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시장전망치인 9조5000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을 전 분기 대비 3% 감소한 76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0% 감소한 8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의 단기 실적 기여도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범용 수요 부진에 대한 가격 하락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구간"이라며 "디램과 낸드 연간 ASP(평균 판매 가격) 가정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디램과 낸드의 출하량이 부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예상치인 10조6000억원에서 8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DS와 모바일경험(MX) 부문 모두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 수요에서 변화가 없다면 디램은 내년 3분기, 낸드는 내년 1분기부터 가격 하락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이며 MX 부문은 부진한 전방 수요 등에 따라 수익성에 압박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실적 하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각각 7만7000원과 7만3000원으로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내년 예상 BPS(주당순자산가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보다 보수적으로 PBR 1.2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9만원→7만5000원), BNK투자증권 (7만6000원→7만2000원), 유진투자증권(8만원→7만7000원), 키움증권(7만5000원→7만3000원)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 신호와 함께 BM3E·HBM4 등 고부가 제품의 기술 경쟁력이 확인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에 이미 ▲전방산업 수요 부진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 ▲중국 CXMT와 같은 경쟁사의 추격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회복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분간 주가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수요 회복과 기술 경쟁력 강화가 확인될 때까지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유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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