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우리은행 가계대출 문턱 낮추기내년 목표치 리셋 맞춰 우량 차주 모시기대출 규제 점차 완화 예상···금융당국 정책 주목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침에 맞춰 대출금리 인상에 이어 비대면 가계대출 중단, 주택담보대출 만기 단축, 대출한도 축소 등 그동안 잠궜던 대출 문을 다시 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중은행들은 내년 신규 대출에 대한 우량 차주 확보를 위해 대출규제 완화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 한시적으로 제한했던 가계대출 중 일부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하고 중단됐던 플러스모기지론(MCI)과 대출 모집인 접수도 재개한다.
전세대출의 경우 신규 분양 물건지(미등기) 취급을 재개하고 1주택 보유자 전세자금대출도 다시 진행한다. 신용대출은 내년 1월 2일부터 연소득 대비 100% 내로 한도율을 제한했던 것을 해제한다. 앞서 판매 중단에 나섰던 비대면 대출도 재개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가계대출 문턱 낮추기에 돌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5일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비대면 전용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지난 12일 오후부터 재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공지를 통해 하나원큐 전세대출, 원큐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재개한다고 안내했다. 단 대출 시행 시기가 내년 1월 건부터 가능하다.
우리은행도 중단했던 '우리WON주택대출'과 '우리WON전세대출' 등 부동산 금융상품 8종의 판매를 23일 재개할 예정이다. 이 상품들은 판매 재개시기가 당초 지난 8일이었으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오는 22일로 연장한 바 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내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한다는 기존 목표를 유지 중이며 내년에도 이 같은 방침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금융당국과 내년 연간 가계대출 경영계획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월별·분기별 목표치도 별도로 설정해 제출한 상태다.
올해의 경우 5대 시중은행은 대부분 연간 가계 대출 목표치를 지난 8월 훨씬 초과하며 연말 목표치 관리에 진땀을 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5대 은행 가운데 연간 대출 목표를 초과하지 않은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KB국민은행은 2% 증가를 목표로 제출했지만 실제 증가율은 2.3%를 기록했으며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당초 목표를 2.9%포인트(p) 초과한 5.5%에 달했다. 하나은행(3.3%)의 증가율도 목표치보다 1.0%p 높았고, 목표치로 0.20%를 제시했던 우리은행의 증가율은 3.5%나 불어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실제로 분기별로 은행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다면 올해보다 더 타이트하게 관리가 될 것 같다"면서 "단 은행이 영업을 중단할 순 없고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도 있는 만큼 내년 초에는 자체적으로 세웠던 규제를 좀 더 완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국 금융당국의 일관성 있는 정책방향이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지금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 만큼 내년 가계대출 정책을 전망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단 현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올해와 같은 강력한 대출규제 보다는 유연한 공급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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