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라파워·엔비디아로부터 SMR·CCL 사업 수주박정원 회장 '뚝심' 주목···반도체 시장 일찍 참전친환경 사업도 강조···두산, SMR 62기 수주 목표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인 테라파워와 엔비디아로부터 각각 SMR 사업과 CCL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는 박정원 회장이 지난 2022년부터 줄곧 강조해온 '신사업' 부문으로, 향후 성장세가 밝아 그룹에서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두산 전자비즈니스그룹(BG)은 전날 엔비디아의 최신형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블랙웰 시리즈' 후속 모델에 CCL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CL은 전자제품의 필수 부품으로 사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로, 통신용·광모듈용·반도체 패키지용 등 용도가 다양하다.
이번에 납품하는 AI 가속기는 특정 소프트웨어의 AI 연산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앞서 두산은 지난해 7월에도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신형 AI 가속기에 쓰이는 CCL 양산에 착수해 하반기 공급을 시작한 바 있다.
두산BG는 중국과 대만, 일본 시장 등지를 타겟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번 엔비디아 수주로 영업활동 반경이 한층 더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또 두산그룹은 하이앤드 CCL 라인업을 갖춘 글로벌 공급자로서의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같은 날 두산에너빌리티도 미국 테라파워의 SMR 기자재 공급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양사는 이날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테라파워 초도호기 SMR 기자재의 제작 가능성 검토 및 설계 지원 용역을 수행하기로 했다. 사측은 "제작역량을 한층 고도화하고, 신규 제작공장 건설도 추진해 글로벌 SMR 파운드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모아 일체화한 원자로다. 두산은 지난 2021년부터 글로벌 SMR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미국 SMR 업체들과 함께 사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산은 향후 4년간 SMR 분야서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시설 투자를 하고, 연 20기 규모의 제작 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쾌거는 박 회장의 끈기와 과감한 혁신 경영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2022년 4600억원의 거금을 들여 국내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현 두산테스나) 인수에 나섰다. 당시 그는 신년사를 통해서도 "변화 속에 기회를 찾자"며 신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박 회장은 무수한 사업 중 반도체 사업을 점찍었다.
테스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오래된 협력사로, 탄탄한 기술력과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또 두산은 당시 계열사 두산전자를 통해 이미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기 때문에, 테스나를 품에 안아 관련 사업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포부였다.
친환경 분야도 마찬가지다. 박 회장은 매년 국내외를 오가며 자사 SMR을 비롯한 수소 사업에 대해 적극 알리고 있다. 올해는 CES 2024 현장을 찾아 자사 부스를 찾았고, 6월달에는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나 "두산이 카자흐스탄 에너지 산업 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산은 이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정을 한몸에 받으면서 글로벌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게 됐다. 두산은 "5G,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지향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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