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국가대표 AI' 선발전, 또 바뀐다?···독파모가 드러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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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AI' 선발전, 또 바뀐다?···독파모가 드러낸 한계

등록 2026.08.19 17:17

유선희

  기자

프로젝트 시작 후 추가 공모·평가 기준 손질 이어져내년 최종 2개 팀 선정 후 지원 방식 전면 재검토

정부가 '국가대표 인공지능(AI)'를 뽑기 위해 추진해온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의 경쟁 방식이 또다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선발 구도와 평가 기준이 잇따라 수정된 데 이어 이번에는 경쟁 방식 재검토에 나서면서다. 국내 기업끼리 경쟁해 우승자를 가리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승산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전날 독파모 2차 평가 결과 브리핑을 통해 "글로벌 프런티어 기업들의 모델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경쟁 방식을 탈피해 이들에 버금가는 모델 경쟁이 가능하도록 재편하자는 공감대가 있다"며 "현재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편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파모는 애초 최대 5개 정예팀을 선발해 단계별 평가를 거치며 5→4→3→2개 팀으로 압축하는 경쟁 구조로 설계됐다. 정부는 각 팀이 일정 기간 개발한 AI 모델을 평가해 최종 선발팀에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국내 독자 AI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었다. 지난 1월 1차 평가에서는 NC AI와 네이버클라우드가 탈락하면서 5개 팀 가운데 3개 팀만 남게 됐다. 이후 이례적인 추가 공모를 통해 2월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합류했다.

2차 평가를 앞두고는 평가 방식도 달라졌다. 큰 틀에서는 벤치마크·전문가·사용자 평가를 유지했지만 독자성 검증을 별도 항목으로 강화하고, 벤치마크 역시 국내 평가 중심에서 글로벌 주요 리더보드를 겨냥하는 방향으로 손질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만큼 2차 평가에서는 에이전틱 AI 역량과 산업 활용성도 주요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지난 18일 발표된 2차 평가 결과는 이런 변화가 왜 필요했는지를 보여준다. 글로벌 AI 성능 평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인덱스(AAII)에서 모티프는 47점을 받아 4개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벤치마크 40점에 전문가 평가 35점, 사용자 평가 25점을 합산한 종합평가에서는 최하위로 밀렸다. 결국 모티프가 기술력에서는 뛰어났지만 전체 배점의 75점에 해당하는 사용성과 활용성에서 다른 팀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게 탈락의 원인이었다. 즉, 독파모의 방향은 '가장 성능이 좋은 모델'이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AI를 누가 만들 수 있는가'로 옮겨간 셈이다.

그러나 국내 1등을 뽑는 것과 글로벌 1등과 경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정부가 프로젝트 진행 방식을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글로벌 빅테크의 모델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끼리 경쟁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만으로는 글로벌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팀을 단계적으로 탈락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글로벌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AI 모델이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 존재감을 키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미국 정부는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해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수출통제에서 동맹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AI를 전략 자산으로 보고 국가 AI 전략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수출 통제는 해제됐지만 고성능 AI 모델이 언제든 정부 통제를 받는 전략자산이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독자 AI 모델 개발을 넘어 주권적 통제력을 갖는 소버린 AI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정부가 독파모 진행 체계를 당장 뜯어고칠 계획은 아니다. 내년 초 3차 평가를 통해 최종 2개 팀을 선정하되, 지원 방식은 전면 재검토한다는게 과기정통부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프론티어 AI 모델과 대등한 수준의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지원 규모와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정부 예산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류 차관은 "주말에도 예산실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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