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프라자 순손실 112억원···전년 比 19%↑LG전자 오프라인 매장 매출 악화에 악전고투대형 가전 수요 감소···경쟁사 득세로 입지 변화
LG전자 국내 오프라인 유통을 맡고 있는 자회사 하이프라자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전 구매 방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축소된 데다, 국내 가전 시장의 경쟁 구도까지 재편되면서 LG전자의 전통적인 판매 기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부진을 넘어 LG전자의 국내 가전 경쟁력 변화가 하이프라자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프라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 8335억원, 당기순손실 111억69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4% 감소했고, 순손실 규모는 18.8% 확대됐다.
하이프라자는 LG전자의 국내 유통 사업을 전담하는 핵심 자회사다. 전국 LG전자 베스트샵과 백화점 매장을 운영·관리하며 LG전자의 국내 가전 판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LG전자는 국내 매출의 약 20~30%를 하이프라자를 통해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올해 생활가전을 비롯한 전 사업 영역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오프라인 판매 현장에서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LG전자 전체 실적과 하이프라자의 실적 사이에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연간 실적을 봐도 하락세는 뚜렷하다. 하이프라자의 매출은 2023년 2조6934억원에서 2024년 2조1654억원, 2025년 1조8774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0억원에서 243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05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순이익은 2023년 5억원에서 2024년 64억원, 2025년 77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매출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상반기 실적에서는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이프라자는 상반기 적자를 연말 대형 프로모션 등 성수기 판매를 통해 만회하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상반기 순손실은 2024년 46억원에서 2025년 94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올해는 111억원을 넘어섰다. 연간으로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반기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상반기는 이사와 혼수 수요가 집중되는 가전 성수기로 꼽힌다. 올해는 특히 가전 구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월드컵까지 있었지만 하이프라자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의 가전 구매 방식 자체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과 다양한 유통채널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성수기 효과마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프라자의 침체는 결국 주력 품목인 대형 가전 판매 감소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가전 구매 심리가 위축된 데다 이사 수요까지 감소하면서 냉장고·세탁기·TV 등 대형 가전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여기에 대형 가전 이외의 제품군에서는 경쟁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보락과 다이슨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실상 장악했던 국내 가전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LG전자의 국내 시장 지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절대적이었다. 특히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양사가 국내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가 굳어져 있었지만, 온라인 유통 확대와 소비자 취향 변화, 글로벌 브랜드의 성장 등이 맞물리면서 기존 시장 구도에도 조금씩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하이프라자의 실적 부진이 단순히 오프라인 유통업의 구조적 침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이프라자가 LG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만큼 하이프라자의 실적 흐름은 국내에서 LG전자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선택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간접적인 지표로도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프라자 실적은 LG전자 국내 가전 매출의 상징적인 지표인 만큼, LG전자의 굳건한 국내 시장 위상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취급 품목 대부분이 LG전자 제품인 만큼 당분간 이 같은 실적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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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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