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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금리인하 속도 유연하게···최상목 불가피한 결정"

금융 금융일반 신년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금리인하 속도 유연하게···최상목 불가피한 결정"

등록 2025.01.02 10:41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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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만으로 경제안정 어려워···여야가 국정 협력할 때""경제 하방 리스크 높지만 과거 경제위기 때와 같진 않아"가계부채 관리 기조 유지, 산업 구조조정 필요성도 언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은행 2025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은행 2025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을 점검하며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총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경제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알리는 출발점이라고 평했다.

이 총재는 2일 신년사를 내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정치 갈등의 심화와 국정공백에 대한 우려는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고,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먼저 이 총재는 "2022년 7월 6.3%에 달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4년 9월부터 2% 아래로 안정되면서 물가 안정세가 뚜렷해졌다"면서도 "안도할 새도 없이 경기 하방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됐지만 금리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점검해 나가야 한다"며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여건과 중첩돼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례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통화정책을 포함한 경제 시스템 전반이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이 총재의 생각이다.

이 총재는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하셨다"며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 총재는 경기둔화를 우려하면서도 가계부채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외면해 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까지 낮아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2040년대 후반에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이제는 경기상황을 판단할 때 과거의 높았던 성장률에 대한 기억을 내려놓고 우리 경제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총재는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진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의 잠재성장률 2%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26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리며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를 밑도는 성장률의 절대 수준만을 과거와 비교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인 부양과 함께 고통스럽더라도 구조조정 문제에 집중해서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올해 우리 앞에 놓여진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지만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다"며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해야할 것부터 차분하게 실천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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