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시세조종 공모·돈세탁 등 혐의 적용사건 증거 분석에만 10여개월 소요 전망
권씨는 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첫 번째 재판 전 협의에 출석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 연방 구치소에 수감 중인 권 씨는 지난 2일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한 후 두 번째로 법정에 출두했다.
이날 재판 전 협의는 폴 엥겔마이어 판사의 심리로 진행됐으며 본 재판 개시에 앞서 검찰과 권씨 간의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일정을 정하는 차원에서 열렸다.
협의 결과 오는 3월 6일 재판 전 협의를 재차 열고 이 시점부터 증거 분석을 개시하며 본 재판은 내년 1월 26일부터 진행키로 결정했다.
권씨는 이날 노란색 수의를 입고 양손엔 수갑이 채워졌으며 몸에는 쇠사슬 포승줄이 묶인 채 호송인 2명과 함께 법정에 나왔다. 권씨는 변호인과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나 법정에서 증언할 기회는 없었다.
협의에 참석한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권 씨에게 적용한 9개 범죄혐의를 설명했다. 권씨는 증권사기, 통신망 이용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자금세탁 공모 등 9개 혐의가 적용됐다.
이에 대해 권씨 측 변호인은 유사한 혐의를 한꺼번에 모두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검찰의 설명에 반박했다.
신병 인도 이후 본 재판 준비에 무려 1년이 걸리는 것은 미국 사법 역사상 극히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처럼 재판 준비 기간이 길어진 것은 방대한 사건 증거자료 때문이다. 권씨의 사건 증거자료 용량이 몇 테라바이트에 달할 정도이고 권 씨의 신병을 몬테네그로에서 넘겨받는 과정에서 추가 증거물이 확보돼 이를 분석·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검찰 측 의견이다.
검찰은 이메일과 사회관계망에 남긴 글, 금융거래 자료, 회사 내부 자료, 디지털자산 거래소 거래 기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당시 증거물, 권씨가 사용했던 전자기기 4대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특히 권씨가 작성한 통신자료가 대부분 한국어로 돼 있어서 이를 영어로 번역해야 하는 점도 재판 준비 시한이 길어진 이유로 꼽혔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권씨 측이 재판기일을 앞당기길 원한다면 의견을 듣겠다고 말해 재판기일 조정 여지를 남겨뒀다.
한편 권씨에 적용된 혐의의 법정 최고 형량을 합하면 최대 13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미국 사법제도는 여러 건의 혐의가 있으면 죄목별 형량을 모두 합산해서 선고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최대 징역 100년 이상의 형량 선고도 가능하다.
권씨의 혐의 중 상품 사기 2건은 각 최고 10년, 증권사기 2건은 각 최고 20년,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2건은 각 20년, 상품 사기·증권 사기·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공모 2건은 각 최고 5년, 자금세탁 혐의 1건은 최고 20년의 징역형이 적용될 수 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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