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보다 빠른 허가기존약 대비 생존율 1년 ↑'급여'가 관건···얀센 "시장 진입 속도"
최근 마리포사(MARIPOSA) 3상 탑라인에서 생존율을 늘린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됨에 따라 예상보다 빨리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J&J 자회사 이노베이티브메디슨(얀센)도 분주한 모습이다. J&J의 제약부문 국내 법인인 한국얀센측은 14일 "당초 상반기 중 허가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결과가 나올지 몰랐다. 아직은 가격이나 론칭 시기 등 확정된 게 없지만 (조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다.
허가 근거가 된 임상은 마리포사 3상이다. 임상은 EGFR 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표준 치료법이자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보다 질병 진행과 사망위험을 30% 낮췄다.
또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3.7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6개월 보다 길었고 반응 지속 기간(DOR)도 25.8개월로 타그리소의 16.8개월보다 더 길었다.
최근에는 전체생존율(OS)에서 우위에 있다는 결과도 공개됐다. OS는 환자가 치료 시작부터 더 오래 살 수 있는 능력에 치료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대 수명 연장은 치료의 영향을 나타내는 의미 있는 지표다.
J&J의 종양학 글로벌 의료담당 부사장인 마크 와일드 거스트 박사에 따르면, OS는 임상시험의 2차 평가 변수였지만 일반적으로 환자와 의사는 OS를 '황금 표준 평가 변수'로 간주한다.
그는 최근 미국 제약전문지인 피어스파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타그리소가 전체 생존 기간의 중앙값을 약 3년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콤보는 이보다 적어도 1년은 더 연장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유한양행이 받을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규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J&J에 렉라자를 기술이전하면서 1억5000만 달러(약 2200억원)를 받았고, 작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및 출시로 인해 6000만 달러(약 882억원)의 마일스톤을 받았다. 유한양행이 받는 렉라자 미국 매출 로열티 비율은 10~12%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는 유럽 허가도 받아 3000만 달러(44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됐으며, 향후 유럽 매출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국내 판권도 얀센이 가지고 있는 만큼 병용요법으로 처방이 시작될 경우 판매 로열티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 병용 허가에 대한 마일스톤은 없다.
유한양행측은 "한국 내 병용요법은 얀센이 진행하기 때문에 로열티가 발생한다. 다만 계약상 허가에 대한 마일스톤은 없다"며 "로열티 한도는 없다"고 전했다.
유한양행이 국내 병용요법으로 판매 로열티를 확보하기 위해선 리브리반트의 급여 문제 해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급여 진입에 실패해 비급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더라도 비용이 높으면 임상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처방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렉라자도 비급여 처방 시에는 월 600만원에 육박하는 약가가 발생해 처방이 쉽지 않았다.
대신 렉라자는 건강보험 급여 처방 가능 시점까지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하는 인도적 차원의 프로그램(EAP)을 시행했고, 이를 통해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작년 국내 연매출은 10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한국얀센도 보험급여는 물론 환자지원프로그램 등 다방면으로 검토해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J&J는 중국과 일본에도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결과는 올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며, 심사 결과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 수령도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활약으로 전통 제약사 중 처음으로 매출 2조 클럽 가입이 예상된다. 지난해 예상 연간 매출액은 2조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1% 성장이 예상되고, 영업이익은 74% 성장한 988억원으로 추정된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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