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휴머노이드가 연 '배터리 2막'···소재 삼총사의 '변신'

산업 에너지·화학 전소연의 배터리ZIP

휴머노이드가 연 '배터리 2막'···소재 삼총사의 '변신'

등록 2026.02.19 17:59

전소연

  기자

포스코퓨처엠, 美 팩토리얼과 전고체 배터리 '맞손'에코프로도 외형 확대···전고체 기술력·투자 강화엘앤에프도 로봇 사업 시동···46파이 원통형 승부수

아틀라스가 백 텀블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제공아틀라스가 백 텀블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제공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영상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CES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입니다. 사람처럼 팔과 허리를 자연스럽게 회전하고 공중에서 백 텀블링까지 해내는 모습이 공개되자 "AI 시대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로봇이 연구 단계를 넘어 산업의 전면으로 나왔다는 신호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AI 중심으로 산업 지도가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로봇 산업은 인간과 공존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가 상용화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이어집니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휴머노이드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는 배경입니다.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이른바 소재 '삼대장'이 로봇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중심으로 성장해온 이들 기업이 '포스트 전기차' 수요를 모색하는 모습입니다.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확산으로 고성능·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로봇은 전기차 이후를 책임질 잠재 수요처로 거론됩니다.

"꿈의 배터리 잡아라"···전고체 배터리 경쟁 서막


사진=삼성SDI 제공사진=삼성SDI 제공

소재 업체들이 내세우는 승부수는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구조로,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립니다.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에 적합한 전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로봇은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아야 합니다. 장시간 구동과 반복 충·방전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합니다. 사람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휴머노이드는 화재 위험을 최소화하는 안전성도 필수입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미국 전고체 배터리 선두주자 팩토리얼에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미래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입니다. 회사는 자사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소재가 휴머노이드와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시장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도 전고체 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했습니다. 올해 전고체 배터리 3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음극재·전해질 밸류체인을 그룹 차원에서 완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은 고체 전해질 파일럿 공장을 가동하며 고객사와 품질 검증을 진행 중입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고체 전해질의 원재료인 황화리튬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로봇 관련 투자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로봇 등에 적용될 미래 배터리 소재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엘앤에프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용 하이니켈 양극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단결정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와 수명 특성을 개선한 제품입니다. 회사는 고밀도·고출력이 요구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말부터 신규 고객사향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전체 출하량의 약 6%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기차를 넘어 로봇 등 신규 산업군으로 적용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입니다.

배터리 시대 2막이 열린다



왜 지금일까요. 전기차 시장이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소재 업체들은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휴머노이드가 연구 단계를 넘어 상용화 초기 단계에 진입하면서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완성차와 빅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점도 주목됩니다. 상용화 로드맵과 투자 계획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습니다. 로봇 시장은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입니다.

과제도 분명합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과 리튬메탈 등 핵심 소재 가격이 높습니다. 대량 생산 공정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양산 수율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용화 시점은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가격 경쟁력 확보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는 이제 배터리 소재 업계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단순한 방어 전략에 그칠지, 또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의 성과에 달려 있습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