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최초 통합지수 'KRX TMI'···운용사 반응은 '냉담

거래소, 13일 최초 코스피·코스닥 통합 지수 공개

구성종목 2603개,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 포함

운용사 "운용 어렵고, 개인들 수요 낮아 관련 ETF 부담"

그래픽 = 홍연택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시장을 반영하는 첫 통합 지수를 선보였으나 자산운용사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기에는 코스피200 등과 겹치는 종목이 많고,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 지수보다는 해외 지수나 섹터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대한 개인들의 수요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최초 통합지수인 'KRX TMI(Total Market Index)' 지수를 산출했다. 이를 비롯한 중대형, 중형, 소형, 초소형 TMI 4종도 공개했다.

이 지수는 한국시장 전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시황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리종목, 저유동성, 거래정지 종목 등 지수투자에 부적격한 종목을 제외하고 실제 거래 가능한 유동주식인 유동 시가총액 가중방식을 채택해 지수를 산출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최상위 시황 벤치마크 지수 산출로 효율적이고 완비성 있는 지수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실제 투자가능성을 고려한 지수로 설계해 코스피 대비 벤치마크로서의 투자 및 복제가능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KRX TMI 지수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일부 대형사와 중소형 사들의 관련 ETF 개발 계획을 취재해 본 결과 대부분 운용사들은 개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KRX TMI' 지수에 포함되는 종목이 많아 운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한 대형증권사 ETF 본부장은 "개인투자자가 투자하기에는 너무 큰 지수라 일단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며 "종목 수가 워낙 많아서 운용이 쉽지 않다. 만약 기관에서 맨데이트가 생기면 그때 고려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중대형 증권사 관계자도 "전체 지수를 만들었다 해도 실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종목은 선별적"이라며 "코스피200과 코스피랑 베타가 거의 1에 가깝다. 이는 예를 들어 코스피에 700종목이 있다면 코스피200이 그 외 종목 500개보다 기준면에서 크게 적용한다는 이야기, 코스피200과 반복되는 종목도 많다. 통합지수가 시장을 전체한다는 것은 맞지만 코스피200으로도 충분히 시장을 대표하고 있어 투자 가능성 측면에서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실제 KRX TMI 지수에 포함된 종목은 총 2603종목이며, 이중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이 모두 포함됐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부진한 성적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해외 ETF 선호도 국내 지수 추종 ETF 개발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한 중소형 업계 ETF전략 팀장은 "저희 입장에서는 국장에 대한 사람들 관심도 없을뿐더러, 시황에 대한 관심도도 현재 인공지능(AI)이나 특색 있는 테마쪽으로 몰리고 있다"며 "너무 포괄적인 공통 지수는 많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개인들의 해외 지수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ETF 시장에서 이처럼 포괄적인 지수는 개인투자자 상대로 쉽지 않은 지수"라고 전했다.

아울러 "운용사들은 연간 ETF를 10~12개 밖에 못 내는 상황인데, 경쟁력 없는 이 지수에 관심을 가지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국민연금에서 벤치마크로 쓴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아직 그런 이야기도 없고, 개인 시장을 잡아야 하는 판국에 부합하지 않는 지수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스콤 체크에서 살펴본 결과 최근 한 달 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 S&P500' 3168억원, 뒤이어 'TIGER 미국나스닥100' 1546억원 등으로 10위권 내 종목 모두 미국 관련 ETF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