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BEV, '생산-구매' 외에 운행도 지원 필요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BEV, '생산-구매' 외에 운행도 지원 필요

등록 2026.10.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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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추가 보조금 400만 원. BEV 구매 지원 외에 국내 생산 BEV라면 추가로 보조금을 주자는 금액이다. 국내 생산 세액공제를 요구하는 완성차 업계에 국회도 여야 할 것 없이 판을 깔아주는 형국이다. 미국도 IRA를 도입했고 유럽도 빗장을 걸어 잠그니 우리도 안방에 울타리를 쳐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국내 생산시설을 운영 중인 GM 한국사업장과 프랑스 르노 같은 외국계 자본이 한국 공장을 떠나지 않게 붙잡아둘 '기막힌 당근'이라는 목소리도 높인다. 하지만 대당 400만 원이라는 추가 지원이 과연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느냐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오히려 자생력을 갉아먹는 달콤한 독약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BEV 생산 세액공제를 외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 BEV 시장이 중국산 테슬라와 BYD 등에 잠식(?)당하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 판매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315대다(KAMA)로 지난해 대비 178.7% 증가했다. 신규 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8%에서 올해 35%로 증가했다. BEV 시장은 커지는데 점유율 측면에선 중국산의 위협이 심상치 않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국내산 BEV 판매가 더욱 위축돼 결국 생산이 흔들린다는 논리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된 BEV의 내수와 수출 결과는 흥미롭다. KAMA 통계월보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KGM 등이 상반기 국내에 판매한 BEV는 8만1768대인 반면 수출은 두 배에 달하는 15만250대다. 내연기관과 마찬가지로 BEV 또한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64.8%로 월등히 높다(승용 및 소형상용 BEV 기준).

그리고 수출된 국가는 미국과 유럽인데 특히 유럽 지역의 비중이 40% 가량을 차지한다. 세액공제를 도입할 경우 EU가 상계 관세를 부과해 한국산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내수에서 중국산에 밀린다고 세액공제를 도입하면 결국 수출이 영향을 받게 된다.

추가로 주목할 점은 지금의 글로벌 전동화 추세다. 현재 BEV의 확대는 일시적인 유행이나 정책 지원에 따른 결과물이 아니라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구조적 흐름이라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탄소배출 규제를 떠나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전환이 확산된다는 의미다. 이 과정을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필연적으로 뼈를 깎는 고통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BEV 세액공제는 일시적으로 국내 생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지원 자체가 영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원은 하되 자발적 전환 흐름을 유도하는 방향도 함께 설정해야 한다. 세액공제가 국내 제조기업에 대한 지원이고 구매 보조금이 보급 활성화라면 내연기관 운행을 최대한 BEV로 대체하는 운행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야 BEV를 판매하는 기업 간 운행 지원 경쟁이 펼쳐져 구매 보조금이 줄더라도 구입 의향이 꺾이지 않게 된다. 동시에 국내 제조 기업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개발 노력을 병행하게 된다.

정부의 재원은 유한하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세액공제 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차량용 반도체, 그리고 자율주행 알고리즘 같은 핵심 원천 기술 고도화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일이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밀려나는 노동자들을 소프트웨어나 첨단 고부가가치 제조 인력으로 재교육하고 구조 전환을 소프트랜딩 시키는 데 재원을 쓰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자면 생산과 구매 외에 운행의 활성화도 고민해야 한다. BEV가 확산될수록 국내 제조기업의 전환 속도 또한 함께 빨라지기 때문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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