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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알리 '역직구' 전면 도입···국내 커머스는 '지지부진'

유통·바이오 채널

알리 '역직구' 전면 도입···국내 커머스는 '지지부진'

등록 2025.01.21 14:06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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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역직구 지원 프로그램 '글로벌 셀링' 오픈국내 이커머스 역직구 진출 미온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에 존재감을 키운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역직구' 드라이브를 걸었다. 해외시장 존재감이 미미한 국내 이커머스가 미래 먹거리인 역직구 점유율마저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 판매자가 해외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지원 프로그램인 '글로벌 셀링'을 열었다. 알리는 한국 상품 판매 채널인 K베뉴를 통해 K뷰티를 비롯해 K패션, K식품 등의 글로벌 유통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알리는 한국 상품을 미국·일본·프랑스·스페인에서 팔도록 지원하고 앞으로 점진적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알리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도입해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고, 이번에 프로그램을 전면 개방하면서 본격적으로 참여 기업 모집에 나섰다. 알리는 'K브랜드의 세계화'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맞게 우선 한국 화장품과 패션, K팝 카테고리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패션 분야는 국내 의류 쇼핑몰뿐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도 입점시킨다.

구체적으로 ▲5년간 입점 보증금 및 입점‧판매수수료 0% ▲무료 인공지능(AI) 다국어 번역기능 및 셀러센터 시스템 한국어 지원 ▲글로벌 셀링 수수료 무료 ▲단 한 번 입점으로 전세계 판매 가능 ▲구매 확정 후 15일 이내 알리페이 인터내셔널로 정산(1~3일 이후 한국 은행 송금 가능) 등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진입 장벽을 낮춰 한국 셀러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쉽게 하겠다는 목표다.

알리의 운영사 알리바바닷컴코리아이커머스 유한회사는 지난해 11월 자본금을 31억원 늘렸다. 이번 증자를 통해 자본금은 총 32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셀러들을 적극 유치해 역직구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알리의 모회사 알리바바그룹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B2C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내년 신세계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G마켓에 등록한 상품을 알리바바 글로벌 플랫폼에 자동으로 연동되게 하는 등 국내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원활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알리바바그룹의 공격적인 역직구 투자에는 전세계적인 K상품 수요 증가가 배경에 있다. 높은 제품력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선택지, 안전성 등이 K상품의 글로벌 수요를 증대시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역직구(해외 직접 판매) 수출액은 29억400만 달러(약 4조 25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3억 400만달러, 약 3조 3800억 원) 대비 26.0% 증가했다. 팬데믹 전인 2019년(5억6300만 달러, 약 8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5배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에서 화장품의 비중이 57.7%를 차지한다. 뷰티 다음으로는 패션(17.0%), 음반·비디오(6.4%)가 인기를 끌었다.

이런 추세에 타 글로벌 이커머스들도 K셀러 잡기에 돌입했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는 지난해 6월엔 경인지방우정청, 린코스와 함께 이베이 통합 해외 배송 프로그램 'eGS EMS' 서비스를 론칭하고 한국 셀러 배송 지원 확대에 나섰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편의점 GS25와 제휴를 맺고 편의점 택배 접수 서비스 'eGS GS25'를 론칭했다.

쇼피코리아는 지난해 6월 한국의 뷰티, 취미(K팝 기획상품), 헬스(건강기능식품) 상품 판매를 위한 판매자(셀러)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아마존)도 2023년 K뷰티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국내 이커머스 역직구 진출은 미온적이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에서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역직구 사업을 하는 기업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합작법인 설립 예정인 G마켓이 유일하다. G마켓은 지난 2006년 역직구 플랫폼 'G마켓 글로벌샵'을 오픈한 뒤 전세계 100여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K팝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1위 쿠팡은 대만에 대대적으로 진출해 현지에 풀필먼트 센터 3곳까지 세웠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은 더딘 상황이다. 11번가도 역직구 채널 '글로벌 11번가'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잠정 중단한 상태다. 큐텐그룹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큐익스프레스를 중심으로 한 역직구 사업도 관심을 모았지만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하지만 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면서 "다만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한류를 기회로 삼아 역직구 시장에서 판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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