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로켓나우' 일본 출시···라이더도 모집배민·쿠팡이 진입 실패···차별화 경쟁력 '관건'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주 일본에 배달 앱 '로켓나우'를 출시하고, 도쿄 핵심부인 미나토구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현지법인 'CP원재팬'을 세우고 배달 라이더 모집 등을 진행 중이다. 앞서 라이더 모집을 위한 전용 앱 '로켓나우 드라이버'도 2주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일본 사업도 한국 사업 모델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국내 처음 서비스를 선보일 당시 자사 라이더가 한 집에 배달 한 건만 수행하는 자체 배달로 '단건배달'을 운영했다. 일본에서도 이 같은 차별화 혜택과 신속한 배달 등 품질의 고도화로 현지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전략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쿠팡은 2021년 쿠팡재팬을 설립하고 도쿄 일부 지역에서 식품·생활용품 등을 10분 내외로 배송하는 쿽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그러나 아마존재팬 등 경쟁사에 밀려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반면 음식 배달의 경우 퀵커머스와 사업 구조가 달라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음식 배달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장과 소비자, 배달 라이더를 연결하는 사업 구조로, 진출 초기에 물류 창고 등과 같은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배달 시장은 성장세다. 과거 일본은 도시락과 편의점 식품을 선호하고 인구 고령화 등으로 배달 앱 수요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음식 배달 수요가 늘고 여성의 사회 진출 및 야근 문화, 1인 가구 증가, 해외 여행객 유입 등에 의해 커지기 시작했다.
실제 일본능률협회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음식 배달 시장은 2019년 1700억엔(약 1조6000억원)에서 2022년 3300억엔(약 3조2000억원) 규모로 3년 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다만 쿠팡이츠가 일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지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앞서 배달의민족도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 일본에 진출했으나 실패했다. 당시엔 배달 앱이 활성화하지 않아 수요가 적고, 라이더 구직난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쿠팡이츠는 일본 배달 시장의 막강한 경쟁사인 업계 1위 우버이츠와 맞서야 한다.
미국 모빌리티 기업 우버는 2016년 일본에 우버이츠를 출시한 뒤 코로나 기간 동안 시장 점유율을 70%로 키웠다. 이 기간 배달의민족·쿠팡을 포함해 현지 배달업체의 시장 진입이 잇따랐으나 모두 경쟁에서 밀려나 현재 사업을 철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버는 그동안 일본 정부, 현지 협력 기업과 수년간 교류해 관계를 쌓고, 택시 호출 서비스 사업과의 시너지 등으로 배달과 택시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우버이츠는 음식이 아닌 식료품과 주류 등 상품과 서비스 종류를 다양화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이츠가 일본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 혜택과 서비스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가 국내 배달 2위로 성장한 건 1400만명의 쿠팡 와우회원과 같은 충성 고객이 있어서다. 그러나 일본에선 이 같은 경쟁력이 없어 기존 배달 고객을 끌어올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달리 쿠팡이츠는 대대적인 물류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매장과 라이더, 고객을 연결하면 되는 서비스다.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진출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라며 "과거 국내 처음 선보였던 단건배달과 같은 배달 품질 강화, 무료배달 등과 같은 차별화 혜택 등으로 현지 경쟁사를 뛰어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