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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우방국도 가차없다···韓 수출기업 최대 위기

산업 재계 관세전쟁 재점화

우방국도 가차없다···韓 수출기업 최대 위기

등록 2025.02.03 12:39

수정 2025.02.03 15:42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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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멕시코産 수입품에 25% 보편 관세 가전·배터리·반도체 등 핵심 산업 '영향권'"현지 생산 늘리고 수출 지역 다변화 필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발(發) 무역·관세 전쟁이 본격화했다. 미국 정부가 신(新)냉전 시대 라이벌 중국에 우방국으로 분류되던 캐나다·멕시코까지 겨냥하며 '자국 우선주의' 정책 노선의 의지를 재확인 하면서다.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가전 등 대부분 품목이 영향권에 진입한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우리나라로 손을 뻗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우리 기업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세율을 10p 높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일부터 각 제품에 세금이 붙는다. 단, 캐나다산 석유와 천연가스엔 10%의 관세만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새 행정부가 자국 중심의 무역정책을 위해 관세를 수단으로 동원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견한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엔 60%로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누차 공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취임한지 불과 2주밖에 지나지 않았고, 내각도 완전히 꾸려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국의 돌발 행보에 전세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 기업에게는 부인할 수 없는 악재다. 저렴한 인건비, 시장 접근성, 미국의 자유무역협정(USMCA) 등 제반 환경을 두루 고려해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 생산 기지를 구축·운영해왔는데, 관세 조치로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자동차·가전·배터리 등 핵심 산업, 대부분의 기업의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멕시코에서 가전·TV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생산 설비를 둔 기아·현대모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캐나다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모듈 합작 공장을 운영 중이며, 포스코퓨처엠 역시 제너럴모터스(GM)와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 건설에 한창이다.

우리 자본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뛰었고, 코스피 지수도 2440선대까지 밀렸다. 미국의 관세 조치로 무역전쟁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자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이번 조치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미국이 사실상 유럽연합(EU)을 다음 타깃으로 지목한 만큼 한국으로 대상을 확장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엔 재정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작년 10월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보편관세가 부과되면 우리 총수출은 약 222억~448억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대체 수요에 대한 대응이나 수출전환이 원활하지 않는다면 실질GDP도 약 0.29~0.67% 감소할 수 있다고 이들은 진단했다.

따라서 각 기업이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등의 시도가 필요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생산 시설을 갖추는 데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원하는 수준의 양산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관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내외 반발을 딛고 고율의 관세 정책을 이어가느냐다. 대상 국가는 물론 내부에서도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돼서다.

먼저 중국과 캐나다는 자국 제품에 관세 조치가 부과된 데 반발해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의 강경 대응에 나섰다. 나아가 캐나다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에 따른 구제 조치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관세 인상이 결국 소비자 가격의 상승을 불러올 것이란 이유다. 덧붙여 미국 기업이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일례로 GM은 작년 멕시코에서 쉐보레 이쿼녹스와 블레이저 SUV 등 주력 포함해 총 84만2000대를 생산했고, 캐나다에서도 북미 지역에서 판매하는 GM 차량의 40%를 만들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관세가 부과되는 3국은 미국 전체 수입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어, 수입 물가 상승이 각종 (미국)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동차·에너지 업체 등 주요 기업의 반발을 고려할 때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정책이 장기화할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면서 "캐나다산 원유 수입 관세가 10%로 하향 조정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며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경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이 보이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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