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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위기의 한국 관광···新 패러다임 모색해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위기의 한국 관광···新 패러다임 모색해야

등록 2025.02.25 16:39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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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한국 관광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팬데믹 이후 관광객 수 감소, 비용 증가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맞물리며 국내 관광 시장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역시 정체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633만 명으로, 2019년의 1750만 명에 비해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3687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한국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높은 여행 경비'다. 한국의 숙박비는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와 비교해 평균 20~30% 더 비싼 수준으로, 외국인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숙박비뿐만 아니라 식비와 교통비 역시 주변국보다 높아 전체 여행 경비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울의 평균 한끼 식사 비용은 1만 5000원에서 2만 원이다. 이는 한 끼에 1000엔(약 9000원) 수준인 일본보다 관광객에게 부담을 준다. 게다가 일본과 동남아시아가 저렴한 항공료와 숙박비를 강점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사이 한국은 고비용 구조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내국인조차 국내 여행을 부담스러워 하는 현실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은 더욱 더 비싼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비용 절감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한국은 '한 번 다녀오면 재방문하기 어려운 나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원활하게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 부산, 제주 등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고, 외국어 안내 시스템이 미흡해 불편함을 느끼는 관광객이 많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한국 여행은 외국인에게 '불편하고 어려운 여행'으로 인식된다.

특정 지역에만 관광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역 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지방 도시들은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고 방문객이 적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특정 도시에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은 전국적인 관광 발전을 저해하며, 각 지방 도시들이 고유의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한국 관광의 또 다른 문제는 획일화된 콘텐츠다. 한류 붐을 활용한 K-POP, 드라마 촬영지 방문, 전통 한옥 체험 등의 콘텐츠는 여전히 인기 있지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점차 식상해지고 있다. 관광객들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한국의 관광 프로그램은 반복적인 테마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관광객 유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이 부족한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관광 개발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면서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지역 주민들의 생활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수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지만, 단순한 관광객 유치보다는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관광 산업을 운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친환경 관광, 문화유산 보존형 관광,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한 관광 모델 도입이 필요하다.

한국 관광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가격대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숙박비와 교통비를 할인하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관광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관광을 유도할 수 있다.

둘째, 지역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각 지역만의 차별화된 관광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 특정 도시에만 집중된 관광객을 분산시키고, 전국적인 관광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 체험형 관광 콘텐츠 개발이 그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지역 도시들이 독자적으로 특화된 관광 자원을 발굴, 관광객들이 지역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관광 콘텐츠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한류 문화 체험을 넘어, 관광객들이 진정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예컨대 지역의 전통 공예를 배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로컬 푸드 투어, 지속 가능한 친환경 관광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관광객들에게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한국만의 독특한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관광 개발이 지역 사회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환경 보호 역시 소홀해선 안 된다. 단기적인 관광객 유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광 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때다. 지속 가능한 관광은 단지 환경 보호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와 문화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방향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기존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한국 관광 산업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차별화된 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시대인 만큼, 한국 관광의 실질적인 개선과 혁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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