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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16년 만의 새단장' 신세계 마켓, 맞춤형 서비스 빛나다

유통·바이오 채널 르포

'16년 만의 새단장' 신세계 마켓, 맞춤형 서비스 빛나다

등록 2025.02.28 07:21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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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방앗간, 육수팩 제조 등 맞춤형 서비스 제공VIP 특화 서비스 마련···전용 계산대·물품 보관 등

27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신세계마켓 입구/사진=조효정기자27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신세계마켓 입구/사진=조효정기자

황금빛 '新世界食品館(신세계식품관)'이 새겨진 크고 웅장한 입구를 통과하면 넓게 펼쳐진 매장 내 각양각색의 신선한 과일과 채소들이 맞이해준다. 러시안 바로크 양식의 인테리어된 매장에는 벌크형 매대를 적극 활용해 채소와 과일은 낱개로 쌓아 진열돼 있다. 천장에 알록달록한 과일무늬는 매장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신세계가 신세계를 보여주려나 보다.

지난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 내 슈퍼마켓이 '신세계 마켓'으로 재개장했다. 지난해 오픈한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은 강남점 식품관 프로젝트의 세 번째 단계다.

신세계 마켓 입구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정육, 수산 등 신선식품 판매대가 이어진다. 유리창 너머로 백화점 업계 유일의 정육 PL(자체 브랜드)인 '신세계 암소한우'와 '신세계 프라임 포크'를 볼 수 있다.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매입한 품질 좋은 한우와 돼지고기 상품으로, 한우 등급을 1등급에서 1++까지 세분화하고 안창살과 도가니, 스지 같은 특수 부위도 대폭 늘렸다.

수산 코너에는 유리장 쇼케이스를 도입해 비린내 없이 상품을 진열했다./사진=조효정기자수산 코너에는 유리장 쇼케이스를 도입해 비린내 없이 상품을 진열했다./사진=조효정기자

그런데 특이하다. 한참을 돌아다녀도 식품 판매대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질 않는다. 국내 최초로 프랑스 파리의 봉 마르쉐, 라파예트 같은 고급 백화점이 사용하는 유리장 쇼케이스를 도입해 수산 코너 특유의 비린내가 없이 상품을 진열했다. 수산 코너에서는 제주 해녀 해산물을 새롭게 브랜딩한 '해녀의 신세계'를 정식 발매했다. 보말이나 톳 등 생소한 해녀 해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화당'(한식), '스시도쿠'(일식) 등 셰프 브랜드와 함께 개발한 조리 상품이 함께 준비됐다.

대형 샹들리에가 곳곳에 매달린 데다 대리석 디자인에 탄화애쉬톤으로 구성된 신세계 마켓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오랜 전통을 가진 유럽의 한 백화점을 거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돈 정말 많이 썼구나!'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세련됐다. 실제로 300억을 투자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매장 구석구석을 꼼꼼히 체크하며 리뉴얼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오픈한 신세계마켓에는 쇼핑하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사진=조효정기자27일 오픈한 신세계마켓에는 쇼핑하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사진=조효정기자

근데 좀 좁다. 마트와 달리 백화점 슈퍼는 복도 폭이 상대적으로 좁게 만든다지만 이 점을 감안해도 좁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첫날이라 그런지 신세계 마켓의 복도와 매장은 복작복작했다. 복도마다 최소 4~5명의 고객으로 채워져 있을 정도. 백화점 전용으로 만들어진 브라운 톤의 작은 카트를 끌고 다니기에도 조금 버거워 보인다. 카트를 끌고 지나가던 한 고객은 "복도가 너무 좁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주말에 더 많으면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좁을 것 같다.

'식품관이 식품관이지'라고 생각하고 동선이 촘촘하게 구성된 600평의 서울권 백화점 최대 규모의 매장을 한 바퀴를 돌면 특별할 게 뭐 있나 싶다. 신세계 마켓은 크게 ▲신선식품 매장, ▲프리미엄 가정식 전문관, ▲그로서리(식료품) 매장 등 세 구역으로 이뤄졌다. 셀 수 없이 많은 해외 수입 제품, 미쉐린 및 유명 쉐프 브랜드의 음식, 트러플과 캐비아·푸아그라 등 고급 식재료를 구경만 해도 시간이 금방 간다. 일상적인 장보기는 물론 셰프가 쇼핑하기에도 손색없는 구색을 갖췄다.

신세계마켓에서 판매하는 트러플. 세계3대 진미인 트러플, 캐비아, 푸아그라를 비롯한 다양한 국내외 고급 식재료로 구성돼있다./사진=조효정기자신세계마켓에서 판매하는 트러플. 세계3대 진미인 트러플, 캐비아, 푸아그라를 비롯한 다양한 국내외 고급 식재료로 구성돼있다./사진=조효정기자

그런데 이 정도는 현대백화점이랑 갤러리아백화점에서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수년간 준비하고 공사한, 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회장 이름을 달고 내놓은 첫 작품이라 기대하고 보면 아쉬울 수도.

하지만 타깃은 VIP다, 비VIP가 대충 훑고 지나가면 특별한 점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300억 이상을 투자한 신세계식품관이 제값을 할지는 여부는 VIP들에게 달렸다. 신세계 슈퍼마켓은 식품관 안에서도 가까운 상권 주민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구역이다. 소득수준이 높은 서초·강남 상권에 위치한 강남점 슈퍼마켓의 경우 특히 VIP 비중이 높다. 리뉴얼 이전 통계를 살펴보면,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한 VIP 고객의 매출 구성비가 60%에 달했고 방문 빈도도 일반 고객보다 4배 많았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슈퍼마켓은 다른 제품보다 명품과의 연관 구매율이 높고 VIP 고객 비중이 커 매출을 올리는 데 효과적인 분야로 꼽힌다. 강남점의 경우 슈퍼마켓 VIP 매출 비중이 70%로 명품(42%), 남성·여성의류(33%), 생활 장르(41%)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한식연구소 '발효:곳간' 매장에선 국내 최초로 육수팩 제조 서비스를 선보인다. 직원은 즉석에서 재료를 분쇄해 티백 형태로 만들어준다. /사진=조효정기자신세계 한식연구소 '발효:곳간' 매장에선 국내 최초로 육수팩 제조 서비스를 선보인다. 직원은 즉석에서 재료를 분쇄해 티백 형태로 만들어준다. /사진=조효정기자

VIP를 타깃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다시 보면 매장의 특별함이 눈에 들어온다. 신세계 측에서 강조하는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개인 맞춤 프리미엄 장보기 서비스다. 신세계 마켓은 식재료 손질, 쌀 도정, 육수 팩 제조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여럿 도입해 오프라인 장보기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신세계 마켓은 세분된 입맛과 식단 수요를 채워주는 여러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식재료를 세척·손질하는 서비스는 물론, 쌀을 즉석에서 원하는 만큼 도정해주거나, '나만의 육수 팩'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양곡 판매대에서 운영하는 '쌀 방앗간'에선 고품질 쌀을 원료로 현장에서 쌀가루를 빻아 떡을 만드는 제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하는 쌀 품종을 선택하면, 1분도미(현미)부터 12분도미(백미)까지 주문에 따라 3/5/7/9분도로 도정한 뒤 포장해 가져갈 수도 있다.

신세계 한식연구소 '발효:곳간' 매장에선 국내 최초로 육수팩 제조 서비스를 선보인다. 마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듯 국내 각지에서 공수한 건어물(멸치, 디포리, 새우 등)과 건채소(대파, 버섯 등)를 바구니에 골라 담으면 된다. 직원은 즉석에서 재료를 분쇄해 티백 형태로 만들어준다. 눈으로 보고 직접 고른 천연 재료로 건강한 육수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자연 치즈 50여 종을 포함한 270종의 치즈 중 원하는 제품을 고르면 전문가가 원하는 모양과 무게로 잘라주고, 올리브나 견과류 등 토핑을 추가해 선물 세트나 플래터도 만들 수 있다. 신세계가 엄선한 커피 원두 7종 및 울릉도·고성 등 국내 산지에서 양봉한 꿀은 디스펜서 용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만큼 소용량으로 판매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맞춤형서비스 제품과 기성품을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선물 전담 코너인 '기프트 컨시어지'에서는 신세계 마켓 내 모든 상품을 원하는 대로 골라 선물 세트를 구성할 수 있다. /사진=조효정기자선물 전담 코너인 '기프트 컨시어지'에서는 신세계 마켓 내 모든 상품을 원하는 대로 골라 선물 세트를 구성할 수 있다. /사진=조효정기자

장을 다 본 뒤에도 맞춤형 서비스는 끝나지 않는다. 계산을 마친 뒤 출구로 나오면 선물 전담 코너인 '기프트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과일뿐 아니라 신세계 마켓 내 모든 상품을 원하는 대로 골라 선물 세트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상담 직원이 상주하며 상황과 가격대에 맞는 선물을 추천해 주고, 품격 있는 포장 서비스도 실시한다.

신세계마켓은 블랙 다이아몬드 이상 VIP 고객에게는 결제한 장바구니를 쇼핑이 끝날 때까지 냉장·냉동 보관하는 서비스, 발렛 라운지까지 짐을 들어주는 포터 서비스, 전용 계산대 등의 편의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 부사장은 "디저트의 신세계를 연 '스위트파크', 미식과 쇼핑, 예술이 어우러진 고품격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어 식품관의 새 기준이 될 신세계 마켓을 오픈한다"며 "식품 장르에서도 상권의 프리미엄 수요와 글로벌 백화점의 위상에 부응하는 초격차 경쟁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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