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공휴일 수요 이탈 우려퀵커머스·점포 활용 대안 모색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법 개정 추진안이 논의됐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영업을 제한하고 해당 시간대 온라인 배송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 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당정은 규제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매출 비중은 5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했고, 편의점 매출 증가율도 0.1%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다. 같은 해 편의점 점포 수는 1586곳 줄어들며 산업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감소를 기록했다.
업계 전반이 수익성 악화와 고정비 부담 증가에 직면한 상황에서 심야·공휴일 수요마저 대형마트로 이동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근거리 생필품 수요까지 이탈할 경우 점포 운영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편의점 본사들은 배달 플랫폼을 활용한 퀵커머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5만여 개 점포망을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즉시배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별도 물류센터 투자 없이 기존 점포를 활용하는 구조여서 비용 효율성이 높고, 근거리 소비 대응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GS25는 자사 애플리케이션과 주요 배달 플랫폼을 연계해 퀵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간편식과 즉석조리 상품을 중심으로 약 1만여 종을 배송 품목에 포함시켰고, 최근에는 신선식품까지 확대했다. CU는 네이버,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 6개 외부 플랫폼과 연동해 채널을 다변화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퀵커머스를 핵심 육성 분야로 지정하고 점포 단위 운영 효율 개선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마트24 역시 주요 배달 플랫폼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배달 매출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 등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은 매장 내 판매보다 낮다는 지적이다. 점포 방문객 감소 속에서 배달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팔수록 남는 게 없는' 구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상공인 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규제 완화의 부담을 편의점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골목상권 생존권을 위협하는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쟁력은 심야·공휴일 근거리 소비 수요에 기반해왔다"며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마지막 보루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유통산업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지, 아니면 골목상권의 추가 위축을 초래할지는 향후 입법 과정과 보완 대책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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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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