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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가족 봉합' 끝낸 한미약품, 다음은 이사회 정비···장녀 신규 진입·차남은 유지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가족 봉합' 끝낸 한미약품, 다음은 이사회 정비···장녀 신규 진입·차남은 유지

등록 2025.03.06 06:00

수정 2025.03.06 07:35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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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내정된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도 이사회 진입'한국형 선진 지배구조' 본격 가동할 듯상속세 문제도 해결, 오버행 우려 ↓

한미약품. 그래픽=박혜수 기자한미약품. 그래픽=박혜수 기자

가족 간 봉합을 마친 한미약품그룹이 이사회 전열을 재정비한다.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대표직에 내정된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이 이사회에 신규 진입하고, 마지막까지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던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전 대표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이에 그간 그룹이 제시한 '한국형 선진 지배구조' 체제 구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사업회사 한미약품은 전날(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오는 26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선임 안건으로 부의할 이사 후보자들을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이날 임주현 부회장,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한미사이언스 경영총괄 부회장), 심병화(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4명의 사내이사 후보와, 최현만(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김영훈(전 서울고법 판사), 신용삼(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 3명의 사외이사 후보 신규 선임 안건을 정기주총에 부의하기로 했다.

이 중 김재교 전 부사장은 대표이사로 내정돼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입사한 상황이다. 심병화 후보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내정돼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이날 같이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는 최인영(한미약품 R&D센터장) 사내이사 후보,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이영구(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다루기로 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를 통해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들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견고히 구축해 새 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이 밀고 있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는 '주주가 지분만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한미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 머크다. 머크는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두 개의 위원회를 운영하는데, 가족위원회는 머크 가문의 일원과 머크 사업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로 혼합해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선출된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의 최고경영진이 선임된다. 선임된 전문경영인은 철저하게 독자 경영을 추진할 수 있고, 대주주들은 감독 기능을 한다.

한미약품그룹은 새롭게 구축한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통해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들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회사는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타계 이후 불거진 상속세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장·차남 임종윤·임종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이들은 가족 간 비방전을 이어 가며 갈등을 키워왔으나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지난해 12월 4인연합에 보유 지분 일부인 5%를 매도하며 분쟁은 사실상 종결 수순에 돌입했다. 결국 차남도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서 사임하며 분쟁은 마침표를 찍었다.

임 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직은 유지하는 조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대표는 사임 당시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창업주 가족의 일원으로 회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종윤 사장도 지분을 매도하는 대신 주요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동사장(이사회 의장) 자격을 얻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영숙 사내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임종훈 사내이사,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는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된다. 분쟁 당시 형제 측 인사였던 사봉관 사외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달 자진 사임해 이사회에 빠진 상태다.

한미약품그룹은 경영 정상화는 물론 분쟁의 원인이기도 했던 상속세 납부 문제 해결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송영숙·임종윤·임주현·임종훈 등 오너일가는 이날 약 1000억원 규모의 4회차분 상속세를 완납했다. 이들은 2021년부터 매년 상속세를 납부해왔으며, 이날까지 총 4600억원가량을 납부한 상태다. 상속세 전체 규모는 약 5500억원으로, 남은 금액은 내년 3월까지 납부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도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도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들을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한다"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및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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