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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토허제 해제 발표 후 한 달···강남 호가 급등에 매수자 잠실로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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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해제 발표 후 한 달···강남 호가 급등에 매수자 잠실로 '발길'

등록 2025.03.10 14:01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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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수요자들 높은 호가에 관망세 돌입잠실, 강남 대비 저렴한 가격에 수요 유지"시간 지나면 시장 가격에 맞게 집값 조정될 것"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발표 직후 일주일 동안 매물이 부족할 정도로 거래 문의가 활발했지만 이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추가로 3억원가량 올리면서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껴 거래가 크게 줄었어요. 이제는 문의 전화도 거의 없고, 간혹 연락이 와도 높은 가격을 듣고 '차라리 잠실을 사겠다'는 반응이 많아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삼성센트럴아이파크 단지 모습. 사진=이재성기자삼성센트럴아이파크 단지 모습. 사진=이재성기자

지날 10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들은 다소 한산했다. 중개사들은 간간이 걸려 오는 문의 전화를 받았지만, 대부분 매수자들은 높은 호가에 돌아서는 분위기였다.

서울시가 토허제 해제를 발표한 이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 부동산 시장이 요동쳤다. 발표 직후 1주일 정도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원씩 높여도 거래가 활발했지만, 한 달 새 호가가 3억원가량 급등하자 매수자들은 부담을 느끼며 발길을 돌렸다. 특히 강남은 높은 호가로 인해 실거래가 둔화된 분위기였고,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잠실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먼저 삼성·대치·청담 일대는 토허제 해제 발표 후 1~2주 동안 매수세가 몰리며 집값이 급등했다.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14층)는 발표 전인 지난달 8일 31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4일에는 같은 평형·층수가 33억 9500만원에 팔리며 약 2억원이 올랐다.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전용 84㎡(14층)도 지난달 17일 31억원에 거래되며, 2월 초 같은 평형(13층)보다 1억5000만원 높은 가격에 손바뀜됐다.

삼성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토허제 초반과 분위기가 좀 다르다"며 "집주인들이 집값 추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다 보니,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거래가 뜸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 기준으로 힐스테이트 전용 84㎡ 매물이 32억원에 올라와 있지만, 실거래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모습. 사진=이재성기자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모습. 사진=이재성기자

대치동에서는 초반에 문의가 활발했던 동부센트레빌과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수혜 단지들도 점차 거래가 줄어드는 분위기다. 특히 대치동 대장 단지 중 하나인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5층)는 지난달 13일 4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3억원씩 추가로 올리면서 매수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현재 이 단지 전용 84㎡의 호가는 43억원에 매물이 다수 나와 있지만, 가격이 급등한 이후로는 실거래가 많이 줄었다고 인근 공인중개사는 설명했다.

청담동 역시 분위기가 비슷했다. 청담 건영아파트 전용 84㎡(10층)는 지난달 14일 35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와 동일한 가격을 기록했지만, 이후 추가로 상승한 호가에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 이 단지의 전용 84㎡ 매물의 호가는 최고 36억원으로 올라와 있지만 급등한 호가로 인해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강남구 소재 공인중개사는 "매수자들은 높은 호가에 부담을 느껴 '이 가격이면 차라리 잠실을 선택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며 "반면 집주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집값이 자연스럽게 올라 갭투자가 되는 구조라서, 서둘러 팔 이유가 없기 때문에 지금 호가에는 실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잠실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모습. 사진=이재성기자잠실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모습. 사진=이재성기자

잠실의 경우,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에 여전히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분위기다.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30억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23일 26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이 오른 금액이다. 잠실레이크팰리스 전용 59㎡도 지난달 22일 22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잠실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은 "잠실은 강남구 대비 5억~10억원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강남 대비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용 84㎡나 그보다 작은 평형대가 많이 거래되는데, 일부 투자 목적의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 이후 급등한 강남권 호가로 인해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더 이상의 상승 거래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허제 해제 초기에는 눌려 있던 집값 상승 기대감이 반영돼 강남구의 거래가 활발했다"면서도 "지금은 호가가 급등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차이가 커졌고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이라,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시장 흐름에 맞춰 호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잠실 신축·준신축 단지는 강남보다 저렴하고 전세가율이 높기 때문에 갭투자 목적의 수요가 당분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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