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잠실·삼성·대치·청담 아파트 305곳 중 291곳 해제매물 잠기고 호가 껑충...규제 완화 후 거래 2억 이상 올라전문가들 "단기적 가격 상승···향후 가격 안정화 될 것"
13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전화기를 붙들며 매물 상담을 이어갔다. 서울시가 전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국제복합교류지구(GBC) 인근인 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305곳 중 291곳을 해제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고 5년 만에 규제 지역에서 풀린 셈이다. 다만 주요 재건축·재개발구역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은 토지거래허가 해제 구역에서 제외됐다.
토지거래허가제는 2020년 6월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실행된 대책이다.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를 거래할 경우 사전에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매매 거래는 실거주 목적인 경우만 가능하며 임대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는 허가가 불가하다.
이처럼 규제가 풀린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잠실엘스·리센트·트리지움) 아파트 일대는 거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취재 결과 연초에 나왔던 급매성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호가를 1억에서 2억5000만원까지 올린 매물이 등장했다. 이번 규제 해제로 매입 즉시 임대가 가능해지면서 실거주자는 물론 갭투자 수요까지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호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매도자 입장에서는 이익을 얻고 싶기때문에 가격을 2억원 이상 올리고 있다"면서 "매수자가 추격 매수를 하고 있지만 1억원 이상 차이가 나면 매매가 잘 성사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도 호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달 42억93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44억원에도 매물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매수 대기 수요가 몰려들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전세 매물도 많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갭투자를 위한 전세 매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의 차이가 많이나기 때문에 갭투자를 위한 전세 매물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거래가 활성화되면 전세 매물도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관련해 인위적으로 집값을 막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집값이 오를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시장에 맞춰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의 시세 차익이 크다"면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누른 요소가 사라지면 시세에 맞춰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답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대기 수요자에 맞춰 호가가 오를 수 있다"면서도 "향후 시장에 맞춰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실거주 요건이 사라져 전세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며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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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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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백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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