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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특허 공방'은 예고편···LS-대한전선 날 세우는 진짜 이유

산업 전기·전자

'특허 공방'은 예고편···LS-대한전선 날 세우는 진짜 이유

등록 2025.03.17 16:41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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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판결 이후에도 양사 신경전 지속 국내외 '송전 프로젝트' 경합 의식한 듯'해저케이블 기술탈취' 의혹 향방도 촉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영업기밀 유출' 의혹을 둘러싼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S 측 승리로 끝난 '특허 분쟁' 2심 선고에 호반그룹의 참전 소식까지 확산되면서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이들이 국내외 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서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감지되면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이 대한전선에 승소한 '특허 분쟁' 2심 판결 이후 회사 안팎에선 여러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기술 보호를 넘어 전력·해저케이블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의 일부라는 인식에서다.

특허법원 제24부(부장판사 우성엽)는 지난 13일 선고 공판에서 LS전선 일부 승소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배상액을 1심의 4억9623만원에서 15억원으로 약 3배 상향하고, 대한전선이 본점·사업소·영업소 등에서 보관 중인 관련 완제품과 반제품을 폐기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다만 대한전선 입장에선 이 같은 결과에도 타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조 기술을 도용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는데, 이미 제품 구성을 바꾼 상황이서다. 부스덕트는 건축물에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전급 설비이며, 조인트 키트는 이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판결 직후 대한전선 측은 입장문을 통해 "설계를 변경한 조인트키트를 수년 전부터 사용해 왔기 때문에 선고 결과가 버스덕트 영업·사업에 주는 영향은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LS전선은 "기술력과 권리를 인정한 중요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임직원이 수십 년간 노력과 헌신으로 개발한 핵심 기술을 지키기 위해, 기술 탈취·침해 행위에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대한전선의 제품 설계가 변경됐다는 점은 경쟁사 LS전선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처럼 날을 세우는 것은 결국 싸움의 목적이 다른 곳에 있다는 의미 아니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즉, 국내외에서 펼쳐질 경합을 승리로 이끌기 위함이라는 얘기다.

실제 양측은 여러 프로젝트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준비 중인 대규모 송전망 구축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호남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는 서해안 해저 전력 고속도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2036년까지 총 620km의 초고압직류송전(HVDC)을 해저에 까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사업비는 약 7조9000억원으로 책정됐는데, 민간 투자까지 반영하면 최대 1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영국 전력 송배전 기업 내셔널그리드와 나란히 'HVDC 케이블 시스템' 프레임워크 계약을 맺었다. 내셔널그리드는 영국 본토와 북해 지역에 대규모 송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8년간 약 213억 파운드(약 40조원)를 들여 케이블을 공급·설치하기로 했는데, 우리나라 전선 1·2위 기업이 모두 도전장을 낸 셈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관련 프로젝트가 구체화될수록 두 기업간의 갈등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양측은 해저케이블 기술탈취 의혹을 놓고도 신경전을 펼치는 중이다. 조인트 키트와 마찬가지로 이 건도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제조 설비 도면과 레이아웃 등을 탈취했는지 여부를 쟁점으로 하는데, 경찰의 조사 결과 발표와 맞물려 손해배상 소송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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