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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호반 '지분 매입' 역공···LS그룹 지배구조 허점 뭐길래

산업 재계

호반 '지분 매입' 역공···LS그룹 지배구조 허점 뭐길래

등록 2025.03.13 15:55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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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과 LS전선의 특허 분쟁과 갈등 심화LS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 확대 시도로 풀이호반그룹 "LS 지분 매입 단순 투자 목적"

LS전선과 대한전선이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LS전선과 대한전선이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특허침해 소송이 그룹 간 갈등으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대한전선의 모회사인 호반그룹이 LS전선의 모회사인 LS 지분을 매입하면서부터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를 두고 다양한 관측들이 나온다. 호반그룹이 전선 계열사간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LS그룹의 경영 구도를 흔들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3% 미만의 LS 지분을 사들였다. 정확한 매입시기 및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반그룹이 사들인 지분율은 2%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호반그룹은 LS 지분 매입을 두고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호반그룹은 이전에도 풍부한 자금여력과 유동성을 기반으로 단기 투자했던 사례들이 있었다"며 "이번 건 역시 대한전선을 인수, 운영하면서 전선 업계의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미래를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의 이번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단순 투자라고 하기에는 이들의 계열사들인 대한전선과 LS전선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지난 2019년 대한전선이 제조, 판매하는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품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대한전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2년 1심 판결에서는 LS전선이 일부 승소했지만 양측은 이에 불복해 2심을 진행했다. 이날 나온 2심 판결도 1심과 같이 LS전선의 일부 승소로 결론이 났다.

이와 별도로 이들은 해저케이블을 두고도 갈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대한전선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며 거의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승소이긴 하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LS전선의 손을 들어줬고 경찰 수사 결과에서도 LS전선에 유리하게 나온다면 대한전선이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이에 모회사인 호반그룹이 LS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지분 매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지금 호반그룹이 들고 있는 LS 지분은 3% 미만이지만 충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지분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반그룹이 지분율 3%를 넘기게 되면 LS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 상법상 법인 지분 3%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검사인 선임 청구권, 임시주주총회 소집권, 주주제안권, 회계장부열람권 등의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LS가 중복상장 논란 등으로 주가 하락을 겪었던바 있는데 이 또한 호반그룹에 여론몰이를 통해 낮은 주가에 매입하려 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더구나 추가 지분 매입으로 3%를 넘기게 되면 주주 명부를 열람하거나 이사회 결정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이를 통해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갈등 속 유리한 고지를 점해 LS그룹을 압박하고 위협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호반그룹이 LS그룹 경영 구도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LS그룹은 그간 사촌 경영을 이어왔다.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사촌 간 10년 주기로 번갈아 그룹 회장을 맡아왔다.

LS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외 친인척과 재단 등 40여명의 특수관계인으로 32.13% 지분율(작년 3분기 기준)을 갖고 있다. 다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분율은 높지 않다. 구자열 의장은 1.87% 수준이고 구자은 회장도 3.63%에 불과하다.

이에 호반그룹이 3% 지분을 들고 경영 승계 구도에 뛰어들어 우호세력으로 붙게 된다면 지금의 사촌 경영 전통은 깨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호반그룹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LS 후계 구도에 힘을 가능성도 있다"며 "우호세력으로 등판하게 된다면 경영 참여는 아니더라도 LS전선에 우호적인 인물을 앉힌다거나 협상력을 높이는 등 여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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