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임기 3년 내 사내이사 1인 체제 유지 지배구조 변화 목소리···승계 구도 '깜깜'사외이사 위주 이사회 구성···독립성 강화에 긍정적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다음달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진을 대폭 물갈이에 나선다.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하며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를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단 사내이사는 임종룡 회장 1인 체제를 유지한다. 이는 타 은행장이나 부회장단을 이사회 참여 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승계구도 역시 오리무중이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 설립 당시 사내이사 1인 체제로 출범한 뒤 이듬해 이원덕 당시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추가돼 2인 체제로 유지돼 왔다. 이후 2023년 임 회장 체제가 출범하며 이원덕 전 행장이 사임하자 비상임이사가 공석이 됐다.
임 회장은 내년 초 3년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올해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새로 이사회에 참여할지 주목됐으나 우리금융은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낸 모습이다. 그동안 임 회장이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 기조를 강조한 만큼 이사회에서도 일원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지주 회장 외에도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를 두고 있다. 회장 한명에게 권력이 쏠리지 않게 함과 동시에 승계프로세스를 탄탄히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KB금융의 경우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이환주 국민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며 신한금융도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두 명의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강성묵 부회장(하나증권 대표)을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임 회장 외에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구조적 한계점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우리금융지주 내부 계파 갈등도 적지 않았던 만큼 이사회 입성을 두고 또 한번 계파 갈등 재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 회장 중심의 제왕적 지배구조라는 꼬리표를 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우리금융을의 2인자와 승계구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지주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이사회에서도 은행장의 입김이 회장보다 강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회장이 과점주주인 이사회 멤버들과의 스킨십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금융권에서는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두는 이유에 대해 지배구조 안전성을 이유로 꼽았다. 갑작스러운 회장 유고 상황 발생 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평소 이사회 내부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 경영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후임자 육성 측면에서도 차기 리더의 이사회 참여는 투명하게 경영 승계 계획을 알리는 방법이자 경영능력을 직접 평가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적은 규모의 사내이사의 이사회 참여가 오히려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사외이사 풀을 넓게 가져가고 있는데 사내이사가 많다면 오히려 사외이사들이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라며 "승계프로그램의 경우 지주 임원과 각 계열사 대표들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고 그룹 내 위기상황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이 마련돼 있다면 사내이사 숫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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