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가공기업 참푸드 지분 100% 인수작년 대상네트웍스 합병···그룹 사업 재편혜성프로비젼, 육류 B2C 사업 영역 확대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달 참푸드 지분 100%를 2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참푸드는 1999년 설립된 식품가공기업으로, 소불고기·닭갈비 등 냉장·냉동 양념육과 밀키트, 가정간편식(HMR)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이번 참푸드 인수에 대해 "식육 유통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수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축산 유통사업은 오너 3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 핸들링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1년 3월 부회장 승진 이후부터 인수합병 작업에 적극 참여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상이 해당 사업에 처음 진출한 건 축산물 도매업체 디에스앤(현 대상네트웍스)를 인수한 2019년부터다. 이후 임 부회장이 2021년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관련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대상은 2021년 10월 축산물 B2B(기업 간 거래) 유통기업 크리스탈팜스와 혜성프로비젼 지분 70%를 각각 인수했다. 이들은 코스트코·이마트 등 유통업체와 아웃백·빕스 등 외식기업에 육류를 납품하는 업체다. 같은 해 11월에는 육가공 사업부를 분할해 대상델리하임을 설립했다.
이듬해 4월 혜성프로비젼은 크리스탈팜스를 흡수합병하고, 2023년 5월 냉장 육류 브랜드 미트프로젝트를 론칭, 온라인 쇼핑몰을 열며 축산 유통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미트프로젝트에서는 스테이크와 구이용 고기, HMR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혜성프로비젼은 지난해 9월 한우전문업체 홍우를 인수해 육류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기존 미트프로젝트는 수입육 위주로 판매했는데, 홍우 인수 이후로 한우 제품이 입점했다. 이번 참푸드 인수로 혜성프로비젼은 포장육·양념육 등 육류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의 축산 유통사업은 혜성프로비젼이 주축이다. 대상은 지난해 11월 대상네트웍스의 실수요영업부문을 사업양수해 축산 사업 구조의 효율화, 관련 사업을 혜성프로비젼을 중심으로 전개 중이다. 대상네트웍스는 내리 적자를 기록한 반면 혜성프로비젼은 알짜 계열사가 됐다.
앞서 대상네트웍스는 지난해 5월 정육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고기나우'를 사업 2년 만에 종료하고 재정비에 나선 바 있다. 대상네트웍스는 대상에 인수된 이후 줄곧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 2023년 기준 대상네트웍스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본총계 -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혜성프로비젼은 영업이익이 39억 적자에서 99억 흑자로 전환하며 수익성을 확대했다. 혜성프로비젼의 작년 감사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상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내 축산 유통사업은 지난해 매출 5775억원, 전체(5조3579억원)의 10.7%에 달한다. 이는 그룹 주요 사업인 식품 및 소재부문 다음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인수한 지 약 3년 반만에 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떠올랐다.
혜성프로비젼은 B2C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축산 유통 시장에서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미트프로젝트 공식 모바일 앱을 출시하며 쇼핑 편의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육류(돼지·소·닭고기) 소비량은 2022년 58.4kg에서 지난해 60.1kg으로 증가, 오는 2033년 65.4kg에 이를 전망이다.
임 부회장이 중책을 맡기 시작한 이후로 축산 유통사업 확장이 본격화하면서 임 부회장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대상은 현재 임 부회장과 그의 동생인 임상민 부사장을 중심으로 3세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지배력에서는 대상그룹 지주사 대상홀딩스 최대주주인 임 부사장이(36.71%) 2대 주주인 임 부회장(20.41%)보다 앞서고 있다.
하지만 축산 유통사업 확장으로 성과적인 측면에서는 임 부회장이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임 부회장은 대상과 대상홀딩스에 이름을 올리며 주요 안건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고 있지만, 임 부사장은 대상에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상홀딩스 관계자는 "임 부회장은 대상홀딩스 전략을 담당하며 총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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