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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묵직해진 박준경···금호석화, '3세 승계' 초읽기

산업 재계

묵직해진 박준경···금호석화, '3세 승계' 초읽기

등록 2025.03.25 14:3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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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경영성과에 주주 신뢰 재확인 '조카의 난' 종식에 그룹 내 존재감↑친환경·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공략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오너가(家) 3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이 주주의 신임을 바탕으로 사내이사로서 새로운 3년의 경영행보를 시작한다.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 속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한 역량을 인정받으며 그룹 안팎에서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재계에선 박준경 총괄사장이 경영인으로서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발목을 잡은 '조카의 난'까지 종식되면서 그룹 내 승계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25일 금호석유화학은 서울시 중구 시그니쳐타워스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 중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박준경 총괄사장은 사내이사 자리를 지키면서 주주와 내부 구성원의 두터운 신망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총괄사장(1978년생)은 금호석유화학 3세 경영인이다. 그는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하며 그룹에 합류했으며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긴 뒤 해외영업팀 부장, 수지해외영업 전무, 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어 2022년 부사장 재임 중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등판했고 이듬해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박준경 총괄사장은 박찬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사이 이사회 내 유일한 오너가 일원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과도 양호하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1550억원과 영업이익 2728억원을 달성했다. 물론 영업익으로만 따지면 전년 대비 역성장했지만, 경기 위축과 중국발(發) 공급과잉 등 악재에도 이익을 남긴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실제 국내 대형 석유화학 기업 중 흑자를 낸 곳은 금호석유화학이 유일하다.

독자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박준경 총괄사장은 경쟁사가 범용 제품에 화력을 쏟는 와중에 '1등 제품'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타이어용 합성고무가 대표적이다. 자동차·타이어 등 전방 시장에서 수요 회복세를 포착하고 전기차용 SSBR(합성고무) 등 차세대 고기능성 제품의 기술 격차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동시에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NB라텍스와 관련해선 품질을 다각화하고 기술력을 키우며 시장에 대응했다.

재계에선 올해를 기점으로 금호석유화학의 '3세 경영' 체제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주총 때마다 주주제안을 들고 나와 대립각을 세우던 박철완 전 상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그 신호로 읽힌다.

박준경 총괄사장과 사촌지간인 박철완 전 상무는 2021년 삼촌 박찬구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하며 경영권 분쟁의 막을 올렸고, 이후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다. 이른바 '조카의 난'이다. 그러나 최근 친누나와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우호세력이 이탈하면서 박철완 전 상무도 동력을 상실한 실정이다. 올해는 의결권도 행사하지 않았다. 외부에선 금호석유화학 오너가의 내홍이 일단락된 것으로 진단한다.

이제 박준경 총괄사장에게 남은 숙제는 신사업 확충과 주주가치 제고 등 시장과의 약속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느냐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새로운 주주환원정책과 성장 전략 등을 담은 플랜을 제시한 바 있다. 2030년까지 매년 매출 성장률 6%,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달성하고, 3개년 주주환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새 먹거리를 확충하는 것도 시급하다. 금호석유화학은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강화 ▲바이오·지속가능소재 확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가속화 등 중장기 3대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투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흐름에 맞춰 차세대 타이어향 합성고무 등 관련 소재를 집중 육성하고 친환경·바이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M&A(인수합병)까지도 고려한다는 복안이다.

주총 의장으로 나선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위기를 기회라 생각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되, 선제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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