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등 정책 수혜 기대감투자심리 고조되지만 수익화까지 갈 길 멀어디지털자산 시장 성장 기대감과 실적 불확실성 공존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이날 오후 2시 40분까지 미투온은 총 75.5%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 수익률 상위 6위다. 미투온은 블록체인 메인넷 '미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69.8% 올라 코스닥 시장 수익률 상위 10위에 올랐다. 짧은 기간 투자금이 몰리면서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돼 이날부터 3거래일간 단일가매매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를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메인넷이란 코인·토큰 등 블록체인 유통을 위한 네트워크로, 일종의 운영체제(OS)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사업을 운영하는 카카오페이도 같은 기간 48.1% 올랐다. 갤럭시아머니트리와 넥써쓰는 각각 46.6%, 36.9% 올랐고, NHN(33.0%), 위메이드(24.0%) 등도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가상화폐 발행에 이어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넥써쓰는 블록체인 메인넷 '크로쓰'를 운영하고 있다. NHN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 소셜카지노 '페블시티'를 개발하고 메인넷 수이를 통해 운영 중이다.
이들은 가상자산 활성화 공약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며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국내 암호화폐공개(ICO) 조건부 허용 등 공약을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의 가상자산에 대한 전향적 정책 기조에 따라 공약들은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자산연동형 디지털자산(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과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 등을 골자로 올 하반기 내 통과를 목표로 한다.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통 플랫폼인 메인넷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법제화에 발행사가 아닌 블록체인 메인넷 운영사들이 조명받은 건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 뚜렷한 주도주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스테이블 코인을 도입한 해외에서는 발행사가 주도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2위 스테이블 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278.0% 폭등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뒤늦게 법제화가 시작된 탓에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에선 위메이드가 2022년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를 발행했지만 이는 달러가 기반이다. 국내 업체 중 거의 유일한 스테이블 코인 발행 경험을 갖춰 주목받을 법하지만, 위메이드는 앞서 발생한 위믹스 코인 해킹 사건과 위믹스 달러의 디페깅(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유지되지 못하는 현상)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상태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 근거가 마련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벌여온 기업들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입법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겐 다소 보수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입법이 되더라도 가상자산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JP모건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정책 수혜주로 카카오페이를 단정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제산업 전반의 주가가 크게 반등한 것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 기대감 등 때문"이라며 "기대감이 실적으로 증명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분간은 관련 이슈 언급에 따른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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