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수처리 사업 매각 단행한화솔루션, 자회사 지분·유휴 토지 등 처분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에 초점
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최근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육성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우선 LG화학은 이달 13일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워터솔루션(수처리 필터) 사업 양도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은 워터솔루션 사업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양도할 예정이며 양도가액은 1조4000억원 수준이다.
LG화학의 워터솔루션 부문은 해수의 담수 처리와 산업용 폐수 정화에 쓰이는 역삼투막(RO멤브레인) 필터를 만드는 곳이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미국 나노H2O를 인수했다. 이후 해당 부문은 전 세계 해수담화 분야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을 키웠지만 결국 이를 매각한 것이다.
본업이었던 석유화학 부문이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자 선택과 집중을 위해 워터솔루션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풀이다. LG화학은 워터솔루션부문을 매각한 대신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핵심 육성 영역인 3대 신성장 사업에 역량과 리소스 집중을 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도 지난 20일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에 위치한 수처리 분리막 생산 공장을 시노펙스멤브레인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거래는 7월 중 종결되며 매각 금액은 비밀유지 의무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의 대구 수처리 공장은 2019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해 멤브레인 UF(Ultra filtration) 기반의 하폐수 처리(생활 및 공장 폐수) 및 정수(상수, 공업용수)용 분리막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및 신성장 사업의 육성과 강화에 지원을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수처리 사업을 매각하게 됐다"며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뿐만 아니라 회사의 수익성 제고 및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혁신 활동 역시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나름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았던 수처리사업을 석유화학 기업들이 팔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업황의 부진, 추후 사업간 시너지 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수처리사업 자체를 보면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석유화학 업황 자체가 힘들다보니 자구책들을 마련하고 있는데다, 석유화학 사업들과의 시너지에서는 의문점이 있다. 오히려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지금이 어쩌면 수처리 사업 매각 적기라고도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보유중이던 지분이나 유휴 부지 등을 매각하는 식으로 실탄을 마련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파키스탄 소재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고순도테레프탈산)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 보유지분 75.01% 전량을 매각해 약 979억원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일본 소재기업 레조낙 지분 4.9%도 2750억원에 매각했던 바 있다.
한화솔루션도 전날 독일 자회사 'Q 에너지 솔루션 SE(Q Energy Solutions SE)'의 지분 22.65%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금액은 약 4000억원이다. 회사는 처분목적과 관련해 주식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의 이번 지분 매각 또한 이같은 석유화학 업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태양광 덕에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세액공제 전면 폐지 추진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더구나 케미칼 부문은 9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황 악화 탓이 컸다. 석유화학 업계 자체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1분기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솔루션은 또한 작년 울산 사택 부지를 매각한데 이어 올해 4월에도 여수시 화치동 토지 일부를 팔았다. 이 역시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또 다른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은 최근 몇 년간 적자를 지속해왔고 업계도 고부가 가치, 신성장 사업으로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들도 비핵심 사업 등을 매각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