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7일 금요일

  • 서울 28℃

  • 인천 27℃

  • 백령 21℃

  • 춘천 27℃

  • 강릉 28℃

  • 청주 28℃

  • 수원 27℃

  • 안동 28℃

  • 울릉도 22℃

  • 독도 22℃

  • 대전 29℃

  • 전주 31℃

  • 광주 31℃

  • 목포 28℃

  • 여수 26℃

  • 대구 31℃

  • 울산 27℃

  • 창원 28℃

  • 부산 26℃

  • 제주 25℃

유통·바이오 코인 사업 나선 바이오 기업, 투심 '대혼란'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코인 사업 나선 바이오 기업, 투심 '대혼란'

등록 2025.06.27 15:36

이병현

  기자

AI한입뉴스
ai 아이콘
AI한입뉴스

OpenAI의 기술을 활용해 기사를 한 입 크기로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전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요약만으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Quick Point!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암호화폐 사업 진출 선언

브릿지바이오, 경영권 매각 후 비트코인 트레저리 플랫폼으로 전환

앱트뉴로사이언스도 사명 변경과 함께 가상화폐 사업 본격화

숫자 읽기

브릿지바이오, 200억원 유상증자·50억원 전환사채 발행

앱트뉴로사이언스, 1200만달러(약 165억 원)로 비트코인 매입 예정

브릿지바이오 주가, 700원대→2680원으로 급등

앱트뉴로사이언스 주가, 발표 후 5% 하락 및 횡보

맥락 읽기

바이오 기업, 임상 실패·적자 누적으로 신사업 필요성 대두

비트코인 대량 보유 '스트래티지 모델' 장기적 지속성 논란

JP모건 등 일각에서는 위험성 경고, 시장 반응도 엇갈림

공유

브릿지바이오·앱트뉴로사이언스, 암호화폐 투자글로벌 BTC 트레저리 모델 벤치마킹신약 개발 등 본업 위기 가능성 대두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이 암호화폐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시장에 불어닥친 암호화폐 사업 트렌드에 힘입어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본업이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는 미국 암호화폐 투자사에 경영권을 매각하며 비트코인 트레저리(금고) 플랫폼 전환을 선언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일 장 마감 후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수인은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 1호 등으로 2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단행한다.

이번 계약으로 브릿지바이오의 사명은 '파라택시스 코리아'로 변경되고, 최대주주 역시 창업주인 이정규 대표에서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바뀐다. 브릿지바이오는 코스닥 상장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며, 오는 8월로 예정된 주주총회 이후 거래가 최종 마무리된다.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 1호는 미국 파라택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PCM)의 디지털자산 헤지펀드 계열사인 파라택시스 홀딩스(Parataxis Holdings LLC)가 세웠다. 파라택시스 홀딩스의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에드워드 진(Edward Chin)이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번 거래에 따라 에드워드 진이 파라택시스 코리아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PCM의 파트너인 앤드류 김(Andrew Kim)은 새롭게 출범하는 파라택시스 코리아의 CEO를 맡고 이사회에 참여한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창업자는 이사회 멤버로서 기존 바이오텍 사업을 계속 이끈다는 방침이다.

브릿지바이오, 암호화폐 기업 전환


이번 경영권 매각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브릿지바이오는 상장유지 관련 요건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파라택시스 측은 브릿지바이오 인수를 통해 한국 주식 시장에 기관투자자 중심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플랫폼을 출범할 수 있게 됐다. 파라택시스 홀딩스 측은 1년여간 검토 끝에 브릿지바이오를 인수 대상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9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상장으로 입성한 바이오텍이다. 그러나 지난 4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BBT-877'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난관에 봉착한 상태였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지난 2019년 총 1조4600억원 규모에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됐다가 2020년 10월 잠재적 독성 문제로 권리 반환된 신약후보물질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자체 임상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적자가 누적돼 지난 3월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임상 성공으로 다시 기술이전을 노렸던 브릿지바이오 처지에서는 1년 후로 예정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상장 폐지를 피할 돌파구가 뚜렷하지 않았던 셈이다. 앞서 임상 실패 관련 IR을 개최한 이정규 대표는 당시 "자금 사정, 자금 집행을 아껴보려고 계획 중"이라며 "다른 과제에 관심 있는 전략적 투자자 혹은 재무적 투자자와 신속하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 언급된 투자자 중 하나가 바로 파라택시스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브릿지바이오는 "현재 개발 중인 BBT-877을 포함한 핵심 임상과제의 사업개발 활동은 이정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사업 부문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집중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사업을 완전히 접지는 않는다는 해명이다. 다만 인수 후 기업의 무게중심은 확연히 암호화폐 사업 쪽에 쏠릴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파라택시스 측 인사는 모두 인수 후 암호화폐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앤드류 김은 "미국의 스트래티지(Strategy)나 일본 메타플래닛(Metaplanet)과 같은 기업들을 통해 BTC 재무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에 영감을 받았으며, 이 분야에 대한 기관의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을 BTC 도입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건전한 기업 거버넌스와 엄격한 자본 운영 원칙을 기반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BTC 접근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에드워드 진은 "기관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국 최초의 BTC 트레저리 기업을 설립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글로벌 차원에서 BTC가 갖는 전략적 가치와 한정된 공급량을 고려할 때, 파라택시스 코리아와 같은 기업을 설립하고 BTC 재무자산을 축적해 나가는 일은 장기적으로 주주들은 물론 한국 시장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도 이를 반증한다. 브릿지바이오는 경영권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26일까지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번 거래를 브릿지바이오의 가상자산 관련주 합류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 사업 전환이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초 임상실패 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7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27일 기준 2680원까지 급등했다.

앱트뉴로사이언스, 사명 바꾸고 암호화폐 진출


국내 바이오의약품 기업 에이프로젠의 자회사 앱트뉴로사이언스도 암호화폐 사업에 진출한다. 앱트뉴로사이언스는 오는 7월 25일에 개최될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앱튼'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는 미국 자회사 앱텔로스인코퍼레이션(APTELOS Inc.)과 본사에 새로 신설되는 '가상화폐 트레저리 사업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정관에 가상자산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한다.

회사가 지난 23일 공시한 임시주총 안건에 따르면 새 사업목적에는 '블록체인 관련사업', '암호화폐 토큰 NFT 등 가상자산 관련사업', '암호화폐 토큰 NFT 등 가상자산 생태계 조성 관련사업', '가상자산과 연관된 데이터 및 디지털콘텐츠 매매 보관 관리 사업' 등이 대거 추가된다.

회사는 이미 지난 19일 미국 자회사인 글로벌리튬코퍼레이션의 사명을 앱텔로스로 변경하고, 사업 목적도 '암호화폐 직접 투자 및 관련 금융업'으로 전환했다. 앱텔로스는 향후 본사에 생길 예정인 가상화폐 트레저리 사업부에 소속돼 현재 보유한 현금 1200만달러(165억3000만원)를 활용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입을 시작한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축적하는 트레저리 사업에 진출한 후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과 관련된 AI 사업과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조성 사업, 메타버스 등 가상 및 확장 현실 사업까지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앱트뉴로사이언스 관계자는 "미국의 '스트래티지'나 일본의 '메타플레넷'처럼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우리의 단기적인 목표이나,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AI를 활용해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관련 사업 생태계를 조성하며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과 같은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장기적인 사업 목표"라고 말했다.

앱트뉴로사이언스 역시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이 절실한 기업이다. 모기업인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지난해 12월 열에너지 기업인 지오릿에너지(현 앱트뉴로사이언스)를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는데, 신사업으로 번 자금은 신약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기업의 신사업 진출이 사업 연관성이 있는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화장품 부문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들 기업의 암호화폐 사업 진출은 다소 생경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시장 반응도 브릿지바이오와는 달리 뜨뜻미지근하다. 앱트뉴로사이언스가 미국 자회사를 통한 가상화폐 투자사 도약을 선언한 지난 19일 회사 주가는 종가 기준 전일(1230원) 대비 5.61% 떨어진 1161원을 기록했고, 27일 기준 1121원으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두 기업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스트래티지 모델'(기업 재무 전략으로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는 모델)이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암호화폐 리서치 플랫폼 아르테미스(Artemis)는 지난 13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스트래티지 모델이 '비트코인 장기 CAGR(연평균 수익률)' 가설 위에 구축됐다고 분석했는데, 이는 반대로 비트코인의 수익률에 따라 회사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JP모건은 지난해 "전환사채를 팔아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것은 결국 빚을 내 위험성이 높은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스트래티지의 경영 전략을 비판하기도 했다.

앱트뉴로사이언스 관계자는 "향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가치가 계속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며 "즉 가상자산 보유와 이를 활용한 파생 사업 확장은 빠르고 안정적인 기업가치 증대에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d

댓글